인천·경기·강원 등 5개 시·도 최악… 평균 가뭄지수 ‘습함’ 0곳
가뭄에 전국이 타들어가고 있다.23일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현재 인천, 경기, 강원, 충북, 경북 등 5개 시·도가 가장 심각하다. 이 지역에 닥친 가뭄 피해면적을 합치면 73.58㎢나 된다. 서울 여의도 면적(2.9㎢)과 비교하면 무려 25.3배에 이른다. 논 28.22㎢, 밭 45.36㎢다. 이곳에선 가뭄으로 수확기를 맞기도 전에 농작물이 시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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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강화·옹진군, 경기 파주·양주시, 강원 강릉·속초시, 경북 안동·상주시 등 26개 시·군에선 논물 마름 현상이 두드러졌다. 강화 4.3㎢ 등 모두 7.3㎢에서 아직도 모내기조차 못할 정도다. 가뭄으로 시듦 피해를 입은 전체 밭작물 가운데 강원도가 36.3㎢로 14.8%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평창군 7.1㎢, 강릉시 5.6㎢, 횡성군 4.6㎢, 영월군 4.0㎢ 등 순으로 피해가 컸다.
지난 20일 내린 비는 인천, 경기 북동부, 강원 영서지역 일부인 7.9㎢에 겨우 입술만 축였을 따름이라고 할 수 있다. 기상청 발표 가뭄지수를 보면 5개 시·도 외에 나머지 지역도 애타기는 마찬가지다. 알맞은 강우량(100)을 기준으로 한 평균 가뭄지수를 분석한 결과 ‘정상’(80~110 미만)인 광주광역시와 전남을 빼면 온통 빨갛다. ‘매우 가뭄’(55 미만)이 대부분이고 서울과 경기 북동·북서부, 강원 남동부도 최악의 경우만 모면한 ‘가뭄’(55~80)으로 기록됐을 뿐이다. 파란색 표시인 ‘습함’(110 이상)으로 나타난 지역은 단 1곳도 없다.
●안전처, 81억 특별교부세 지원
전날 저수지 준설을 위한 특별교부세 81억원을 지방자치단체에 지원했던 안전처는 인천 강화군과 강원 고성군을 포함한 36개 시·군·구 5만 1020여가구에 이틀째 차량을 동원해 식수와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돼지, 닭과 같은 가축의 폐사를 비롯한 피해 통계를 취합하는 등 비상대책에 종일 바빴다.
우리나라가 사상 최악의 가뭄에 시달린 것은 남부지역을 강타한 1994년 6~7월이다. 당시 영호남을 통틀어 1400여㎢가 극심한 가뭄에 시달렸다. 강우량이 평년의 27%를 밑돌았을 지경이었다. 국민에겐 아직도 북한 김일성(1912~1994) 주석이 사망한 때로 기억되고 있다.
안전처 관계자는 “강우량이 평년에 견줘 서울·경기 57%, 강원도 55%에 그치고 있다”며 “오는 25~27일 충청 이남과 강원 영동지역에 강우예보가 있어 다소 해갈될 듯하지만 완전 해소 때까지 관련 부처와 적극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2015-06-24 1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