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희 서초구청장 매주 月 ‘속 시원한 오후 3시’
“아파트 재건축 공사 때문에 학생들이 큰 피해를 보고 있어요” (학부모).“아파트 공사는 원칙에 따라 진행되고 있습니다”(재건축조합).
‘엄마 행정’을 내세운 조은희 서초구청장이 나섰다. 서초구는 지난해 10월 20일부터 매주 월요일 오후 3시 구청장실에서 ‘은희씨와 속 시원한 오후 3시’를 열고 있다. 한양아파트 재건축 민원도 거기서 해결됐다. 조 구청장과 구청 담당 공무원들이 재건축 조합과 학교, 교육청 간 지속적인 중재와 설득으로 ‘합의’를 이끌어 냈다. 조합과 학교는 급식환경 개선 사업과 안전펜스 설치, 이격거리 및 석면 제거 작업 일정 조정에 합의했다. 지난 10일 구청 대회의실에서 상호 협약식까지 맺었다. 조 구청장은 “당시 잠원동 반포 한양아파트 조합과 바로 옆 경원중학교의 화해가 가장 보람있는 일 중 하나”라고 꼽았다.
‘은희씨와 속 시원한 오후 3시’는 조 구청장의 대표적인 ‘엄마 행정’이다. 지금까지 27회가 열렸고, 57건의 사건이 거론됐으며 주민 342명과 대화했다. 민원이 해결된 사례는 전체 면담의 42%, 이해 설득의 경우까지 포함하면 60%에 이른다. 나머지 40%도 해결점을 찾고자 꾸준히 노력 중이다. 주민과 구청장이 한자리에 모여 머리를 맞대고 각종 갈등 상황이나 행정제도의 불편사항, 건의사항을 나누고 해결방안을 모색한다. 재건축, 도시개발, 교통, 보육, 복지 등 분야에 상관없이 다양하다. 불법 좌회전 차량이 많은 반포1동에 비보호 좌회전 구간 신설, 어린이집 원장의 불법행위로 폐쇄명령을 받은 어린이집의 원아를 위한 국공립어린이집 신설 등도 해냈다. ‘법대로’ 정리하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경제적인 손실도 상당히 크다. 따라서 이해 당사자 간의 원만한 ‘합의’로 갈등을 풀어내는 것이 가장 좋다.
조 구청장은 “29일 열리는 ‘은희씨와 속 시원한 오후 3시’의 성과보고회가 소통과 공감행정에 대한 새로운 각오를 다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더욱 주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열린 행정, 소통행정을 이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2015-07-29 1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