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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이슈] 반야월 셋째 딸 “가사 무단사용” vs 사천시 “제막식 참석은 사용 허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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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야월 노래비’ 저작권 침해 손배소

“반야월이 지은 가사를 노래비에 허락 없이 사용한 것은 저작권 침해로 손해 배상해야 한다.”(반야월 셋째딸)

“반야월이 노래비 제막식에 참석한 것은 가사 사용을 허락한 것이므로 저작권 침해가 아니다. 노래비는 반야월 명예를 높이는 데도 기여했다.”(경남 사천시)


경남 사천시 서금동 노산공원 앞 바닷가에 2011년 11월 건립된 ‘삼천포 아가씨상’. 반야월이 작사한 노래를 기념하기 위해 세운 이 동상 등 6개 시설이 저작권 소송에 휘말렸다.
사천시 제공

우리나라 대표 작사가 반야월(본명 박창오·1917~2012)의 유족이 반야월이 지은 가사의 노래비를 세운 지방자치단체와 기관 등을 상대로 저작권 침해에 따른 손해배상 소송을 동시에 제기해 주목된다.

15일 사천시와 반야월 유족 측에 따르면 반야월 셋째딸 박희라씨가 사천시와 충남 태안군, 충북 제천시, 서울 금천·성북구, 한국수자원공사 등 6개 기관을 상대로 어문저작물을 무단으로 사용했다며 서울중앙지법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지난 2월 29일 소장이 접수된 뒤 사천시 등 피고 기관에서 답변서와 준비서면을 내는 등 재판을 준비하는 가운데 법원이 지난달 22일 조정회부 결정을 했다. 이에 따라 이달 조정이 열릴 예정이지만 합의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씨는 사천시에 6750만원, 나머지 5개 기관에 1500만원씩을 청구했다. 박씨는 소송대리인을 통해 낸 소장에서 사천시 등 6개 기관이 반야월이 작사한 노래비를 만들어 세우면서 노랫말과 제목을 무단으로 사용해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박씨는 해당 기관은 노래비 건립 공사비의 15%를 저작권 침해에 따른 손해배상금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

박씨는 반야월이 작사한 모든 저작물의 재산권과 사용료에 관한 권리를 2010년 아버지에게서 유언 공증서를 통해 단독 승계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법원도 반야월의 자녀(2남 4녀)들이 재산상속을 놓고 벌인 소송에서 박씨의 손을 들어줬다.

박씨 측은 저작권법 제46조 저작물의 이용 허락에 따라 저작재산권자는 다른 사람에게 그 저작물의 이용을 허락할 수 있으며 이용 허락을 받는 자는 허락받은 이용 방법 및 조건의 범위 안에서만 그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어문저작물 이용 허락을 받지 않고 무단사용한 행위는 어문저작물을 침해한 것으로 손해금을 지급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박씨 측은 손해배상청구 금액은 앞서 있었던 유사한 형태의 저작물 이용 및 계약에 따라 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씨와 소송대리인 측은 경북 영덕군이 2010년 6월 영덕군 영덕읍 남석리 삼각주공원 안에 ‘외나무다리 노래비’를 건립할 당시 노래비 공사비 1억원의 15%를 반야월에게 가사 저작권 사용료로 준 사례가 있어 이를 따랐다고 했다.

박씨 측이 손해배상 청구를 한 시설물은 사천시에 2곳이 있다. 서금동 노산공원 앞 바닷가에 2011년 11월 건립한 ‘삼천포 아가씨상’과 대방동 삼천포 대교 기념공원에 2005년 5월 세운 ‘삼천포 아가씨 노래비’다. 충남 태안군 소원면 모항리 만리포 해수욕장의 ‘만리포 사랑 노래비’와 충북 제천시 백운면 박달로 박달재 공원에 1988년 11월 만든 ‘울고 넘는 박달재 노래비’, 2001년 10월 서울 금천구 독산로 금천체육공원에 세운 ‘울고 넘는 박달재 노래비’ 등도 소송에 포함됐다. 금천구는 ‘울고 넘는 박달재’를 부른 가수 박재홍이 태어난 곳을 알리기 위해 노래비를 건립했다. 또 성북구 동소문로 177 미아리 고개 정상에 있는 ‘단장의 미아리 고개 노래비’와 강원 춘천시 신북읍 천전리 소양강댐 정상에 한국수자원공사가 건립한 ‘소양강 처녀상’에 손해배상 청구를 했다.

이에 대해 사천시 등은 답변서에서 어문저작물을 이용해 영리를 취하지도 않았고 더구나 반야월이 제막식에 참석한 것은 어문저작물 사용을 허락한 것이므로 저작권 침해에 해당되지 않아 손해배상을 할 책임이 없다고 반박했다. 사천시는 삼천포 아가씨 노래비와 삼천포 아가씨상이 노래 위상과 가치를 높이고 인기를 얻는 데 큰 기여를 했으며 반야월의 명예를 크게 높였다고 주장했다. 또 비영리 자치단체가 저작물을 이용해 영리를 취하지 않았고 저작자 이익을 해치지도 않았으며 오히려 관련 문화산업 발전에 이바지했다는 것이다. 사천시는 삼천포항과 사천시를 널리 알리기 위해 ‘삼천포 아가씨 가요제’도 해마다 개최한다.

사천시는 반야월이 먼저 사천시에 삼천포 아가씨 노래비 설치를 건의한 적이 있고 제막식 때도 참석하는 등 어문저작물 사용을 포괄적으로 허락했다고 강조했다. 박씨 측이 뒤늦게 저작권 침해를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은 신의성실 원칙에도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제천시는 답변서에서 박달재 노래비는 제천중앙라이온스클럽이 1988년 11월 건립해 시에 기증, 시에 책임이 없을 뿐 아니라 역시 반야월이 제막식 행사에 참석,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고 반박했다. 다른 곳도 이와 비슷한 의견이다.

반야월은 1917년 경남 마산에서 태어나 진해 농산고를 수료한 뒤 진방남이란 예명으로 1938년 태평레코드사 전속가수로 활동했다. 해방 뒤에는 반야월이란 이름으로 작사가로 활동하며 수많은 히트곡을 남겼다. 그가 가사를 쓴 노래가 5000여곡이 넘는다. 1940년 새 노래를 취입하기 위해 태평레코드사 본사가 있는 일본으로 건너갔다가 모친이 별세했다는 연락을 받고 가슴을 치며 비통한 심정으로 ‘불효자는 웁니다’를 불러 대히트를 쳤다. ‘삼천포 아가씨’ 가사는 1960년대 부산·마산·통영·여수 등을 오가는 연안여객선을 보며 임을 기다리는 아가씨의 마음과 삼천포항의 서정적인 분위기를 묘사한 것이다. 6·25전쟁 때 서울을 빠져나오지 못해 배를 곯아 숨진 세 살 된 딸에 대한 애절함을 ‘단장의 미아리 고개’로 표현했다. ‘산장의 여인’은 1957년 가을 마산국립결핵요양소에 위문공연을 갔을 때 객석에서 소복을 입고 흐느끼며 자신의 노래를 듣는 한 여인을 보고 노랫말을 썼다.

반야월이 지은 노랫말은 이처럼 구구절절 애절한 사연을 담아 듣는 사람들의 가슴을 파고들면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는 일제강점기에 가수로 활동하면서 친일 군국가요를 부른 것을 후회한다며 2010년 사과하기도 했다.

사천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2016-05-16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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