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서비스 업그레이드 1.0] 동물등록 구청? 병원? 한 달 반 걸려 등록… 제도 정착 언제쯤

⑬ 시행 5년째… 갈 길 먼 동물등록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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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부터 반려견을 소유한 사람은 시·군·구청에 반드시 동물등록을 해야 한다. 올해 1월 농림축산식품부는 동물등록을 주소지뿐 아니라 전국에서도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동물보호법 시행규칙을 개정·공포했다. 반려견을 키우면서도 등록하지 않으면 1차 적발 땐 경고, 2차 20만원, 3차 40만원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그러나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농식품부에서 제출받은 ‘반려동물 등록현황(누계)’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등록된 반려동물은 모두 117만 5516마리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펫팸족(펫과 패밀리의 합성어) 1000만 시대’인 상황을 감안하면 등록 성과가 신통찮다. 실제로 지난해 전국 17개 시·도 만 20세 이상 64세 이하 성인 남녀 5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7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인식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반려견을 기르는 가구 중 33.5%만 등록을 마쳤고 66.5%는 등록을 하지 않은 상태로 반려견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과태료 부과 현황도 미미하다. 행정처분을 내린 건수는 지난해 190건으로 모두 1차 적발 ‘경고’ 처분에 그쳤다. 우리나라에서도 제대로 된 동물등록제를 정착시켜 인간과 동물의 진정한 공존을 이룰 수 없을까.

●일부 지자체, 동물등록 대행업체에 맡겨

반려견과 반려묘 등 반려동물 5마리를 키우는 회사원 김상진(27·가명)씨는 반려견을 등록하는 과정에서 분통이 터졌다. 모든 지역의 시·구청에서 반려견을 등록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지역 구청을 찾았지만 “우리 구청은 해당 민원을 처리하지 않는다. 대행을 하는 동물병원을 찾아가라”는 답변만 들었다.

동물등록은 크게 세 가지 방식으로 이뤄진다. 첫 번째는 온라인 등록이다. PC나 모바일로 동물보호관리시스템(www.animal.go.kr)에 접속하면 된다. 두 번째는 등록대행업체를 찾아가는 방법이다. 지방자치단체와 업무 제휴를 맺은 동물병원에서 이 서비스를 제공한다. 세 번째는 지자체에서 바로 등록하는 것이다. 내장칩을 이식하지 않고 등록번호만 신고하려면 지자체에 직접 찾아가면 된다.

그런데 세 번째 방법 때문에 사람들이 종종 어려움을 겪는다. 반려견에 내장칩 등을 시술하지 않고 번호 등록만 하려고 시·구청을 방문해도 일부 지자체가 동물등록 업무를 대행업체에 모두 맡겨놔 세 번째 방법이 아예 가로막힌 것이다. 간단히 인식번호만 구하러 구청을 찾았던 김씨는 하는 수 없이 대행 업무를 맡고 있는 동물병원에 들러 비용을 지불하고 외장형 등록칩까지 사야 했다.

●지자체 동물등록 전담 인력 0.6명 불과

최근 반려견을 입양한 회사원 이지수(28·가명)씨는 반려견을 등록하는 데 애를 먹었다. 올 초 동물등록 신청서를 구청에 냈지만 담당 공무원이 없다는 이유로 차일피일 등록이 미뤄졌다. 이씨는 동물등록 확인증을 구청에서 받아 집으로 돌아왔지만, 구청 웹사이트에는 ‘승인 대기 중’이라는 문구만 떠 있을 뿐 감감무소식이다. 답답한 마음에 구청 담당자에게 물어봐도 “곧 처리되니 기다리라”는 말만 돌아온다. 결국 이씨는 수차례 민원을 제기한 끝에 신청한 지 한 달 반 만에 반려견을 전산에 등록할 수 있었다.

이처럼 동물등록 신청에서 등록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자체 인력이 너무 부족해서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동물보호·복지 업무 수행 인력은 기초지자체당 평균 2명이지만 전담 인력은 0.6명에 불과하다. 반려동물 1000만 시대를 감당하기에는 확실히 벅찬 숫자다. 현재 반려동물 정책은 농식품부가 맡고 있지만, 정작 반려동물 관리는 지자체가 하고 있다. 지자체에서는 경제진흥부, 경제교통부 등 ‘경제 관련’ 부서에서 동물등록 업무를 주로 담당한다. 이미 자신의 업무가 있는 공무원에게 동물등록이라는 또 다른 일을 떠안기는 식이어서 업무가 과도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강아지는 되면서 고양이는 왜 안 되나

여기에 반려견뿐 아니라 반려묘 등 다른 동물로도 등록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과거 반려동물 인구 대부분은 개를 키웠다. 그러다 보니 실종되는 반려동물을 줄이자는 취지로 시행된 동물등록제도 자연히 반려견을 대상으로 했다.

그러나 상황이 바뀌었다. 단독 가구가 급증하며 비교적 손이 덜 가는 반려묘 인구도 크게 늘었다. 농림식품부 조사에 따르면 반려견 수가 2012년 440만 마리에서 지난해 662만 마리로 1.5배 늘어난 반면, 반려묘 수는 116만 마리에서 233만 마리로 2배 이상 급증했다. 2016년 기준 지자체가 구조한 유기 동물 8만 9700마리 가운데 27.8%인 2만 499마리가 고양이였다.

농식품부는 최근 동물 관련 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라 행정안전부에 지자체 인력충원 제안서를 제출한 상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지자체의 동물 담당 인력이 부족해 몇몇 지자체에서 동물등록제가 되지 않는 것이 사실이지만 행안부, 지자체 등과 협의해 개선 방안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2018-10-17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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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제공 : 정책브리핑 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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