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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파제서 잡은 치어…‘불법’ 낚는 도시어부

[공공서비스 업그레이드 1.0] <29> 모르는 사람이 태반인 낚시 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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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낚시를 좋아하는 이재원(29)씨는 최근 바다 낚시에 나섰다가 큰 벌금을 물 뻔했다. 단순히 방파제에서 낚시를 했는데, 해양경찰에게 주의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씨는 19일 “방파제 낚시를 많이 봐서 이게 불법인지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며 “벌금이 80만원이라고 하는데 해경이 다음부터 여기서 하지 말라는 식으로 주의만 줘 가슴을 쓸어내렸다”고 말했다.

최근 TV에 낚시 관련 프로그램들이 급증할 정도로 낚시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커지고 있다. 올해부터 주 52시간 근무가 시행되면서 ‘레저 활동’으로 낚시가 주목받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낚시의 대중화에는 어두운 면도 있다. 낚시 인구의 급격한 증가로 수산 자원이 고갈돼 어업인과 낚시인들의 마찰이 표면화되고 있어서다. 해양수산부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제2차 수산자원관리기본계획’에 ‘자원을 고려한 낚시 등 건전한 레저문화 조성’을 포함했다. 문제는 치어 보호, 낚시 장소 제한 등 다양한 규제책이 낚시인들에게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다는 점이다. 결국 법령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낚시인들은, 이씨처럼 자신도 모른 채 ‘불법 낚시’를 하고 있다.


●감성돔 20㎝·황돔 15㎝ 이하… “이걸 어떻게 다 외우나”

최근 바다 낚시에 나선 회사원 이승환(28)씨는 생선을 잡은 후 고민에 빠진 적이 여러 차례 있다. 어류의 체장(길이)를 제한하는 법이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만, 정확한 내용을 파악하지는 못했다. 이씨는 “정보를 어디서 찾아야 할지 막막해 어림 짐작으로 작은 물고기들을 놔줬다”며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정보 창구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낚시와 관련한 규제 법령은 ‘낚시 관리 및 육성법’, ‘수산업법’, ‘수산자원관리법 시행령’, ‘내수면어업법’ 등이다. 특히 수산자원관리법 시행령은 낚시인들이 지켜야 할 수산 자원의 포획 금지 체장과 체중을 명시하고 있다. 어류와 갑각류, 조개류 등을 모두 제한하는데 돌돔은 24㎝, 황돔 15㎝, 넙치 21㎝, 꽃게는 6.4㎝ 이하면 잡아서는 안 된다. 위반하면 법령에 따라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그러나 이처럼 복잡한 법을 낚시인들이 일일이 외울 수 없어 자신도 모르는 채 ‘위법한 낚시’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발간한 ‘낚시관리 실행력 제고 방안 연구’에 따르면 자신이 가장 많이 잡`는 물고기의 포획, 채취 금지 체장을 알고 있는지를 질문한 결과 응답자의 74.2%가 ‘모른다’고 답했다. ‘알고 있다’는 낚시인은 25.8%에 그쳤다.

‘알고 있다’고 답한 사람도 자신이 택한 어종의 체장을 직접 기재하도록 했을 때 제대로 적은 사람은 거의 없었다. ‘체장을 알고 있다’고 답한 낚시인 168명 중 22명만이 정확한 수치까지 알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전체 응답자의 3.4%만이 제대로 파악하고 있었다는 의미다.

그나마 낚시인들은 규제가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를 인지하고 있었다. ‘포획과 채취 금지 체장에 관해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89.5%가 ‘알고 있다’고 답했다. 낚시인들은 규정 존재를 알고 있지만 내용을 알지 못한 채 바다에 나서고 있다는 얘기다.

●20.9% “줄자 갖고 다닌다”… 낚시규제 정보 쉽게 접근하는 방안 필요

낚시 규제 내용을 알고 있는 소수의 낚시인도 법을 지킬 수단이 마땅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물고기 크기를 측정하고자 줄자를 갖고 다닌다고 응답한 비율은 20.9%에 지나지 않았다.

자신이 잡은 물고기의 제한 체장을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대부분의 낚시인들은 제대로 측정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던 셈이다. 법령대로 강력한 단속이 이뤄진다면 낚시인 태반이 과태료 처분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낚시 관리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낚시인들이 ‘규제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포획 채취 금지 체장과 기간’과 관련한 규정만 26쪽에 이르고 내용 역시 복잡하다. 낚시인들이 자주 찾는 규제 정보 중심으로 쉽게 정리된 자료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낚시 관련 공공기관에서 규제 정보를 제공하고 있기는 하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수산생물 포획 금지 안내 앱을 제공하고 있다. 한국어촌어항공단에서 운영하는 낚시 관련 종합웹사이트인 ‘낚시누리’에서도 수산생물 포획 금지 안내를 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를 인지하고 있는 낚시인은 많지 않았다.

이정삼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어업자원연구실장은 “해외에서는 물고기 체장이 적힌 낚시수첩과 줄자 등을 기본적으로 갖고 다니는 게 생활화돼 있다”며 “우리도 낚시 용품매장 등에서 낚시인들이 체장이 적힌 간단한 낚시수첩과 줄자 등을 무상으로 받아갈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2019-02-2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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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제공 : 정책브리핑 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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