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가 “세종 중심 근무 분위기 확산 신호”
고위공무원 감찰소식에 출장 횟수 줄어공기업 서울근무 선호… 사무실·비서상주 “지난주 서울에 두 번이나 출장을 가셨던데 무슨 일로 다녀오셨나요.”(공직기강협의체 관계자가 정부세종청사 국장에게 건넨 질문)
“(오후 1시가 안 된 시간) 좀 먼저 일어나야겠네요. 요즘 복무 감찰이 엄청 세져서요.”(세종청사 경제부처 과장)
‘공직기강협의체’가 세종청사 실국장급 이상 공무원을 대상으로 서울 출장 관련 일제 감찰에 나서자 관가에서는 이를 ‘서울 왕래를 최소화하고 세종 중심의 업무 분위기를 만들라’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하위직 공무원뿐 아니라 공공기관들도 ‘서울 출장 자제령’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26일 복수의 정부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감찰은 이달 초 정부가 세종청사 부처 장차관들이 국회 대응 등을 이유로 서울에 너무 오래 머무는 현상을 막고자 서울 집무실을 폐쇄한 것과 맥이 닿아 있다. 일부 공무원들은 장차관과 실국장이 세종에 없는 날을 ‘무두절’(직장에서 상사가 자리를 비운 날)로 부르며 근무를 소홀히 하거나 의도적으로 서울 출장을 만들어 자리를 비우는 도덕적 해이가 상당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경제부처 관계자는 “최근 ‘실국장의 세종청사 주중 근무일을 지금보다 이틀 이상 늘리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현실적으로 지키기가 쉽지 않아 어려움이 있다”고 털어놨다.
고위 공무원 감찰 소식이 알려지면서 하위직 공무원들도 점심 식사 뒤 업무 복귀가 빨라지고 서울 출장 횟수도 줄었다는 후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공직사회 감찰은 늘 이뤄지는 것인 만큼 이번 감찰이 특별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그럼에도 세종시 공무원들의 서울 출장 비효율을 줄이고 도덕적 해이도 방지하기 위한 차원에서 진행됐다”고 말했다.
서울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세종 김성곤 선임기자 sunggone@seoul.co.kr
2019-05-27 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