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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연구한다더니 ‘말’ 논문… 농진청 年6500억 깜깜이 R&D 지원

김현권 의원 “규정 위반 5년간 15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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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제 무관한 논문 성과 활용 41건 최다
‘갈대 재배 기술’ 신청한 뒤 ‘옥수수’ 제출
공문으로 ‘주의’만… 징계도 솜방망이

국내 최대 농업연구기관인 농촌진흥청이 연간 6500억원이라는 대규모 연구개발(R&D) 비용을 연구 목적과 맞지 않거나 부실한 연구에 ‘깜깜이’ 지원을 했던 것으로 3일 확인됐다. 연구과제는 제주흑우인데 말 연구 결과를 제출받고, 갈대와 관련한 과제에 옥수수를 연구한 논문을 받았다. 특히 농진청의 규정에는 이런 부실 연구에 대해 공문으로 주의를 주는 ‘솜방망이 징계’뿐이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이 농진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농진청이 연구과제를 수행하면서 연구지침 등 규정을 위반한 사례는 최근 5년간 151건이나 됐다. 농진청의 부실 연구 지원 및 징계 사례를 집계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위반 유형 중 해당 과제와 무관한 논문을 성과로 활용한 경우가 41건(27.2%)으로 가장 많았다.

최종 보고서 작성이 미흡하거나 소홀한 사례는 31건(20.5%)이었고, 연구과제 수행이 소홀했거나 적정하지 않았던 경우가 20건(13.2%)으로 뒤를 이었다. 이외 연구노트 작성이 미흡하거나, 연구과제 책임자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인수인계를 제대로 하지 않은 사례도 있었다.

2012~2015년에 24억 5000만원을 지원한 ‘제주흑우 산업화를 위한 우수 유전형질 탐색 연구’의 경우 제주흑우가 아닌 ‘말’과 관련한 학술발표 3건, 논문게재 1건을 과제의 성과물로 연계했다. 2014~2016년에 진행된 연구 ‘토양개선 효과 증진을 위한 갈대, 두과식물 혼식재배 기술 개발’은 9500만원을 지원했지만 갈대가 아닌 ‘옥수수’ 관련 논문을 제출받았다. 2억 4000만원을 들여 2013~2016년에 연구한 ‘억새 가해 이화명나방의 생물학적 특성 및 피해 해석’도 ‘벼멸구’를 연구한 논문을 해당 과제의 성과로 연결했다.

목적과 완전히 다른 연구결과에도 농진청 규정상 징계는 단순 ‘서류통보’뿐이었다. 실제 농진청은 주의 101건, 경고 40건, 통보 8건, 권고 2건 등을 내렸지만 다시 연구를 입찰할 때 감점 등의 제약을 두는 실효성은 없었다. 또 연구보고서가 부실해도 연구 도중에 문제가 적발되지 않으면 최종보고서 단계에서는 수정이나 보완이 불가능했다.

김 의원은 “농진청이 농업 분야의 최고 인재들에게 수천억원의 예산을 들여 지원하고 있지만, 현장 연구 수요에 비해 과제는 실용적이지 못하다는 비판이 오래전부터 있었다”며 “이런 지적이 이번에 사실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2019-10-04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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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제공 : 정책브리핑 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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