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공석이 된 제2차관에 이어 이미 사의를 표명한 신각수 제1차관도 조만간 교체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외교부의 간판 격인 차관 두 자리가 모두 새 얼굴로 바뀌게 됐다.
일각에서는 차관인사의 향방에 따라 차관급인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자리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목할 관전포인트는 이번 차관인사가 통상적인 쇄신 차원이라기 보다는 특채파동에 따라 ‘공정 외교부’를 구현하기 위한 전략적 인사의 성격을 띠고 있는 점이다.
이에 따라 차관 두 자리 가운데 한 자리는 외교부 개혁을 주도할 외부인사에 개방될 것이란 전망이 부상하고 있다.인사와 조직운영을 맡는 제1차관을 아예 외부인사가 맡거나,아니면 업무분장을 바꿔 제2차관을 맡는 외부인사가 인사와 조직운영을 맡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외교소식통은 19일 “차관 두 자리가 모두 바뀔 경우 내부인사와 외부인사에게 각기 한자리씩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당장 천 차관의 청와대 수석행으로 공석이 된 제2차관 자리에 내부인사의 이름이 여러명 거론되고 있다.특정고와 특정라인의 색채를 지닌 인물보다는 업무실적과 ‘공정 이미지’가 중요한 인선기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외교부 내에서는 외시 12회 출신인사들이 많이 거론된다.
박인국 유엔대사는 외교부내 다자통(通)에다 군축원자력과장과 경수로기획단 근무 등을 거쳐 군축과 북핵 문제에도 밝다.지난해 북한 2차 핵실험에 따른 유엔 안보리 결의에 이어 천안함 사건 후 유엔 대응을 지휘해왔다.특히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2012년 개최예정인 유엔환경정상회의 의장 등을 맡는 등 국제무대에서 얼굴을 널리 알렸다.
박준우 주(駐) 벨기에·EU 대사는 중국과 일본 등 동북아 현안에 매우 밝은 외교부내 대표적인 아주통이다.기획관리실장을 지내고 벨기에로 자리를 옮긴 뒤부터 한.EU 자유무역협정(FTA) 서명과정에 큰 지원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외교부내 일각에서는 ‘공정 외교부’ 차원에서 하찬호 주 캐나다 대사도 거론된다.하 대사는 외교부 내에서는 소수파인 지방대(부산 동아대) 출신이며 이명박 정부 출범당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활약한 바 있다.
신각수 제1차관은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이후 교체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신 차관은 2008년 7월 제2차관 임명 이후 차관직을 맡은 지 2년3개월이 지난데다 최근 특채파동에 따라 정치적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차관은 다자업무에 능통해 추후 유엔 대사에 기용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외부인사가 차관급에 오를 경우 고려대 김성한 교수와 연세대 교수 출신인 김우상 주오스트레일리아 대사 등 학계인사들이 물망에 오르고 있으며 기획재정부 출신 관료가 영입되는 방안도 적극 검토되고 있다.
외교 소식통은 “외교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조직과 예산 등을 통한 인프라 확보가 중요하다는게 외교부 수뇌부의 인식”며 “그런 측면에서 기재부 등 타부처 관료 출신 인사도 검토대상에 들어가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와 김 대사는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후보였을 때부터 외교.안보 자문 역할을 해온 인물들로 ‘MB 외교철학’을 잘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관에 대한 연쇄인사가 이뤄질 경우 연말로 예상되는 본부 고위직과 주요 공관장 인사에서도 상당한 폭의 물갈이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김성환 외교장관이 외부인사를 영입하겠다고 밝힌 기획조정실장(1급)에는 행정안전부 현직 관료가 인사교류 형식으로 임명될 것으로 알려졌다.외교부 관계자는 “행안부 출신이 기획조정실장 자리에 오면 역으로 외교부 출신이 행안부로 가는 형식이 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