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맞춰 정책용어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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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들의 대통령 업무보고 일정이 잡히면서 보고안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수장이 바뀐 부처들은 일찍이 장관 업무보고를 끝낸 뒤 청와대 보고 준비에 신경이 곤두서 있다. 무엇보다 전 정부와 차별화된 정책과 목표를 찾아내고, 현 정부의 슬로건과 부합된 정책들을 부각시키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까닭에 전 정부에서 사용하던 정책 용어나 홍보 문안까지도 새로운 용어로 포장하기 위한 작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환경부의 경우 그동안 흔하게 사용돼 왔던 ‘저탄소 녹색성장’이나 ‘녹색생활 실천운동’ 등의 용어가 부처 홈페이지나 각종 홍보 팸플릿 등에서 사라지고 있다. 이미 대통령 보고안 등에 녹색성장이란 단어를 다른 말로 교체하는 작업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박근혜 정부의 슬로건인 ‘국민행복시대’에 맞춰 ‘환경복지’란 단어가 부각되고 있다. 그렇다고 관련된 사업이나 예산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사업은 계속 진행되기 때문에 홈페이지를 비롯, 각종 홍보 문안에 이를 대체할 용어를 찾느라 고민하는 모습이다.
전 정부의 고위관료는 “흔하게 써 왔던 ‘녹색성장’이란 말 등이 ‘이명박 정부의 산물’로 해석하는 것은 문제”라며 “그동안 국제회의 등에서도 자주 언급돼 낯설지 않은 보통명사인데, 굳이 다른 말로 바꿀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세종 유진상 기자 jsr@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