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철도구조 개편안에 학계 부정적 평가 확산
3일 철도 전문가 등 학계에 따르면 “공공 성격을 띤 연·기금이 초기에 국토부 안대로 운영 회사 지분의 70%를 보유하더라도 민간 자본에 지분을 넘기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어 중장기적으로는 공공성을 잃고 수익성을 우선하는 민영화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KT의 경우 당초 주식을 보유했던 공적 자금들이 지분을 매각해 빠져나가면서 국민연금 등 공적 자금의 지분은 8.26%에 불과하고 외국인 지분이 최대 한도(49%)에 다다르는 등 사실상 민영화된 상태다. 김용승 가톨릭대 교수는 “공적 자금이 초기에 투자했다가 재정 운영상의 목적으로 지분을 매각할 수 있어 민영화를 피하기 어렵고 외국 철도 강국들의 자본 침투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익금을 해외로 가져가는 등 국부 유출도 우려되고, 자유무역협정(FTA) 확대로 지분을 높인 외국 자본들의 경영 간섭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KT는 한 해 외국 주주들에게 3000억원 이상을 이익금으로 배당한다.
연세대 엄태호 교수도 “수서발 KTX 운영 회사 설립은 지역 분할 구도이지 경쟁 도입이 아니며, 민영화 전 단계”라고 평가했다. 또 “연·기금 측의 지분 매각을 법적으로 막을 길이 없어 민영화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국토부에서 밝힌 공공성 유지를 위한 정관 규정이나 주주협약 등은 연·기금 측의 소유권 행사를 막을 수 없고 이사회 결정으로 정관 등을 쉽게 고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토부는 전문가와 관련 단체 등의 여론 수렴 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않은 채 성급하게 민영화의 길을 열어 놓았다는 거센 비판도 받고 있다. 또 “철도 운영 주체를 결정하는 철도산업위원회가 국토부 산하에 있어서는 중립성을 보장받을 수 없으며 대통령 또는 총리 직속 위원회로 의사 결정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세종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2013-07-04 1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