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류 대마잎 불법 채취에 무방비
29일 안동시와 지역 대마 재배 농가들에 따르면 수확철을 맞아 작업이 한창이다.
올해는 임하·서후면 일대 24개 재배 농가가 3만 3000㎡에서 60여t의 대마를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농가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사전 허가를 받았다. 대마 껍질로 안동을 대표하는 특산품 안동포의 원료를 생산하기 위해서다. 농가들은 대마 경작 과정(3~7월 초)에서의 불법 유출을 방지하고, 수확 후 껍질을 벗겨 낸 대마 줄기와 잎 등은 한꺼번에 태워 없앤다.
하지만 대마 관리는 전반적으로 부실한 실정이다. 경작지에 대한 외부인 출입 통제 조치가 없는 데다 당국의 단속마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농가들이 대마를 일반 농작물처럼 재배하도록 내버려 둔다. 이 때문에 매년 대마 새순이 나오는 봄철부터 수확기까지 대마잎을 무단으로 채취한 흔적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고 농가들은 설명했다. 대마초 흡연 사범들은 환각 성분이 많은 새순을 주로 채취해 대마초를 만든다. 수확철 대마잎은 많은 양을 모으면 대마초를 만들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배 농민과 안동포조합 관계자는 “대마 경작지 관리가 이뤄지지 않아 대마초 흡연 사범들의 주요 표적이 된다”면서 “이를 방지하기 위해 경작지에 폐쇄회로(CC)TV나 펜스 등을 설치하는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한 재배 농가는 “대마 농사를 짓는 주민들이 60~70대로 고령인 데다 경작지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 관리를 할 수가 없다”면서 “안동시 등에서도 별다른 말이 없어 수십년째 그냥 농사만 짓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대마 수확철이면 재배 지역에 나가 수확하고 남은 잎 등을 완전히 소각할 때까지 현장을 지킨다”면서 “CCTV 설치 문제 등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2015-06-3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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