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자가 된 고향사랑 모바일 상품권
특산품 할인… 올 3300억원 발행내년부터 스마트폰에서 사용 가능
충전형·정액형·선물 기능 등 넣어 ‘고향사랑 상품권’을 내년부터는 손 안의 스마트폰으로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원래는 현장에서만 쓸 수 있는 지역 상품권이었지만, 전국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판로가 열린 것이다. 구매자는 지역 특산품을 보다 싼 가격에 구매하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9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15년 892억원이었던 고향사랑 상품권 발행량은 지난해 31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올해 발행량은 3300억원 규모로 예상된다. 이를 모바일 환경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행안부와 한국조폐공사는 ‘고향사랑 상품권 모바일 운영체제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10일 체결한다.
각 지방자치단체가 발행하는 고향사랑 상품권은 해당 지역의 특산품을 10% 정도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해당 지역 내에서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판로를 넓히기엔 한계가 있었다. 모바일 플랫폼이 개발되면 구매자는 전국 어디서나 싼값에 지역 특산물을 구매할 수 있다. 지역의 가맹점에선 굳이 시·군·구청에 가지 않고 가맹점 신청을 모바일 앱으로 편리하게 할 수 있다. 종이 상품권을 환전하려고 특정 은행을 따로 방문하지 않아도 되고 중간 도매상에게 수수료 등을 떼지 않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행안부는 지자체별 수요를 파악해 모바일 상품권을 쓸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한다. 구매자가 충전형, 정액형 등 다양한 형태로 상품권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한다. 다른 이용자에게 상품권을 선물하는 기능도 추가한다. 전국 통합 운영체제를 만들기 때문에 개별 지자체의 중복 재정투자도 막는다. 사용자, 가맹점 정보도 지자체가 관리하기 쉽게 인터페이스를 구축한다. 지자체별로 운영하고 있는 각종 지역특산물 쇼핑몰, 정보화 마을, 사회적 기업 등과도 연계한다. 조폐공사는 사용성과 보안성을 높인 ‘블록체인’ 기반의 모바일 상품권 운영체제를 만드는 데 기술적 지원을 한다.
지난 1월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이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고향사랑 상품권의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는 높은 편이다. 강원 양구군에서는 지역 상품권을 도입한 이후 소상공인 1인당 소득이 2.13% 정도 추가로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강원 화천군에서는 지역 상품권에 투입한 예산이 4400만원 정도였으나 이로 인해 창출된 부가가치가 6억 9800만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2018-07-10 1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