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뚫리면 끝장… 37.5도 발열자 막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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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감염병 차단 최전선’ 인천공항 검역소를 가다

3일 낮 12시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발(發) EY876 항공편에서 내린 승객 300여명이 인천국제공항 게이트에 당도하자 검역관들의 얼굴이 긴장으로 굳어졌다. 검역관 4명은 1m 간격으로 배치한 간이 책상 앞에 서고, 2명은 책상 바깥쪽 통로를 막아섰다. 일사불란하게 승객들을 줄 세우고 체온을 일일이 재는 동안 통로를 막아선 검역관들은 혹시라도 놓친 승객이 없을까 부지런히 눈동자를 움직였다.

인천국제공항 검역소 검역관들이 3일 중동발 항공기에서 내린 승객의 체온을 재고 검역질문지를 제대로 작성했는지 확인하는 등 ‘게이트 검역’을 하고 있다.
국립인천공항검역소 제공

방심은 금물. 37.5도 이상 열이 나는 승객이 검역망을 빠져나갔다가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악몽이 재연될 수도 있다. 15분간의 ‘검역 전쟁’이 끝나고 마지막 승객을 떠나보내고서야 검역관들은 숨을 몰아쉬었다. 손바닥이 땀에 젖어 축축했다.

“오늘은 그래도 승객이 적네요. 오후에는 500명이 탑승한 중동발 비행기가 들어옵니다.” 경원진 인천공항 검역관이 말했다.

메르스가 사실상 종식되고서 국민은 평온한 일상을 되찾았지만, 인천공항검역소는 여전히 메르스와 전쟁 중이다. 매일 중동에서 1200~1500명이 입국하고, 이 가운데 하루 평균 2명씩 발열자가 나오고 있다. 발열자는 N95 마스크를 씌우고 공항 별도 공간에 임시 격리한다. 역학조사를 거쳐 메르스가 의심되면 구급차에 태워 다른 승객과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EG1 초소’란 별도 게이트를 통해 국가지정병원으로 이송한다. 아직까진 이 중에 메르스 환자가 나오지 않았지만, 하루하루가 긴장의 연속이다. 검역을 기다리다 지친 승객이 난동을 부려 공항경찰이 출동한 적도 있다.

김원종 인천공항검역소장은 “이곳이 바로 메르스의 최전방”이라고 말했다. 중동 등 메르스 유행 지역에서 여행객이 들어오는 한 메르스 바이러스와 인천공항 검역소의 싸움은 끝날 수 없다.

메르스가 발생한 지난 5월부터 계속된 전쟁에 검역관들은 지쳐가고 있다. 한 검역관은 “스트레스에 심신이 지쳐 5월 이전보다 병가자가 1.5배 늘었고 뇌졸중, 암, 허리 디스크를 앓는 검역관들도 있다”고 말했다. 인천공항검역소 정원은 81명이다. 이 중 검역관은 42명으로, 14명씩 한 팀을 꾸려 24시간 3교대 근무를 한다. 농축산검역검사본부(147명), 세관(890명) 등에 비해 매우 적은 인원이다. 한 달에 두 번은 1개 팀이 24시간 일하고, 모든 검역관이 한 달에 142시간 초과 근무를 한다. 몸이 남아날 리가 없다. 업무가 가중되다 보니 근무지 이동신청도 부쩍 늘었다. 이순옥 검역행정팀장은 “근무 인원이 적어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메르스가 계속 발병하고 있어 검역을 더 강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출입국 검역을 강화하고자 검역관을 늘리겠다고 하고서 내년도 예산안에는 이를 반영하지 않았다. 정부 직제 개정 절차상, 인력 및 관련 직제는 주무부처인 행정자치부와 먼저 협의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인천공항검역소는 이번에 142명을 더 늘려달라고 요청했다. 검역소 직원이 적어도 200명 이상은 돼야 검역을 제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천공항 내 검역 거점은 14곳으로 14명이 각각 한 곳을 맡는다. 하지만 중동발 항공기가 들어오면 게이트 검역을 위해 검역관 6~7명이 몰려가 일해야 한다. 산술적으로 따지면 중동발 비행기가 들어올 때마다 나머지 7곳의 검역 거점이 비는 셈이다. 검역소 관계자는 “열 감지기 카메라만 덩그러니 놓여 있고 검역관이 없는 곳을 종종 봤을 텐데, 중동발 항공기 게이트 검역을 위해 자리를 비웠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만약 2003년 중국 사스(중증호흡기증후군) 유행처럼 인근 국가에서 감염병이 대유행하기라도 하면 감당할 수 없는 지경이 된다.

검역관만 부족한 게 아니다. 발열자를 임시 격리하고 가장 먼저 역학조사를 하는 인천공항 검역관실에는 의사가 없다. 병역 의무를 대신하는 공중 보건의 3명이 전부다. 인천공항검역소는 메르스 바이러스를 검사할 수 있도록 생물안전 2등급 연구실(BL2)을 3등급 연구실(BL3)로 바꾸기로 했다. 그러나 현 상태에선 연구실을 바꿔도 일할 전문 연구관이 없다. 한 검역관은 “메르스로 그 난리통을 겪고도 사람에 투자하는 데는 너무 인색하다”고 말했다.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지으면 사람이 더 부족할 텐데, 그때는 어쩌죠.”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인천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2015-11-04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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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제공 : 정책브리핑 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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