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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DB

온몸은 쇠로 뭉쳐져 있으면서



식성은 어울리지 않게 나무의 속살을 좋아한다.

벌레들 구멍이 숭숭 뚫린 소나무 둥치를 쪼개어

입에 넣어주면 들어가기 바쁘게

몸을 부르르 떨며 씹는 소리가 땅을 울린다.

손발은 없고 입만 가지고 있어도

탈나지 않고 부지런히 먹어 주는 것이 고맙다.

쌓아 놓은 나무들은 많은데

소화기능이 고장이라도 나면 큰일이다.

찐득찐득한 송진이 목구멍에 붙는 것을 주의하라고

일하는 사람들끼리 무언의 눈짓을 보내기도 하지만

걱정하지 말라는 듯

욕심 부리지 않고 순리대로 씹고 갈고 빻는 모습이

사람이 하는 짓보다 낫다.

소나무만 골라 먹는 것은 좋지 않아서

가끔 수액이 많은 활엽수도 주고

냄새나는 폐기목을 주어도

불평 한마디 하지 않는다.

너도 나도 골고루 잘 먹어야 서로가 잘 산다는 것을

이 외진 공터에까지 어려운 세속의 사정이 전해지나 보다.

생장을 멈춘 나무들의 나이테가 안타까워서 그럴까.

병들어 죽은 나무들의 고통을 이해해서일까.

몸은 쇳덩어리에 불과하지만

정 많은 사람처럼 나무들의 속살을 삼키지 않고

톱밥을 만들어 내어놓는 넉넉함에

축 처진 삶의 기운이 솟아난다.

김태수 前 부산시 푸른도시가꾸기사업소 주무관



■김태수 (前 부산시 푸른도시가꾸기사업소 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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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14 3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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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제공 : 정책브리핑 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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