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 장관 시절엔 업무보고 대상 제외
전 장관은 지난 5일부터 부서별 업무보고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보통 업무보고는 기획조정실이나 재난안전본부부터 시작하는 게 관례인데 전 장관은 ‘1번 타자’로 대변인실을 콕 찍었습니다. 그것도 대변인을 비롯한 간부 몇 명한테만 보고받는 데 그치지 않고 “대변인실 모든 직원들과 소통하고 싶다”고 먼저 제안하면서 유례없는 전 직원 온라인 소통간담회가 됐습니다.
사실 대변인실은 전임자인 김부겸·진영 장관 당시에는 업무보고 대상에도 포함이 안 됐습니다. 최병관 대변인은 7일 “대변인실로서는 장관 업무보고를 한 것도 행안부 역사상 처음인 데다 가장 먼저 업무보고를, 그것도 전 직원이 장관과 한 명씩 인사를 하는 것도 처음”이라며 “대변인실 직원들로선 좀처럼 하기 힘든 경험을 한 셈”이라고 귀띔했습니다.
온라인 소통간담회는 전 장관이 대변인실의 역할을 강조하며 “장관 생각을 직원들이 직접 듣게 하고 또 장관이 직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것에서 소통을 시작해 보자”고 먼저 제안해서 이뤄졌다고 합니다. 50분가량 열린 온라인 간담회에서 “정부가 잘못한 건 솔직히 인정하고 대책을 국민들께 설명하고, 적극적으로 하고 있는 일은 적극 홍보를 통해 국민들께 알리자”고 강조했다고 합니다.
국민들과의 ‘공감’ 능력을 키워 달라는 주문도 잊지 않았습니다. 이를 위해 전 장관은 “대변인실 직원들은 모두 소통 전문가다. 국민들의 의견을 행안부에 알리고 제언하는 소통 창구가 돼 달라”며 적극적인 역할도 주문했습니다. 시대에 뒤떨어진 낡은 내용과 인식으로 홍보가 오히려 국민들에게 비판받는 일이 없도록 대변인실 젊은 직원들이 먼저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달라고 주문한 겁니다.
●직원들 “장관과 직접 대화” 사기충천
행안부가 맡는 업무는 국민생활과 직결되는 게 적지 않습니다. 당장 재난안전부터 시작해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생활치료센터는 물론 지난해 전 국민 대상 긴급재난지원금 지급도 행안부가 도맡았습니다. 그럼에도 그동안 행안부 정책은 국민들에게 다소 멀고 낯설게 느껴졌던 게 사실입니다. 행안부 한 관계자는 “전 장관이 청와대와 국회에서 오랜 경험을 쌓으면서 정책홍보와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대변인실은 ‘사기충천’입니다. 홍보담당관실 한 직원은 “비대면이긴 했지만 장관님과 직접 인사도 하고 의견도 나누다 보니 신기하고 친근한 느낌이 든다”면서 “국민 입장에서 더 적극적으로 업무를 추진해야겠다는 의욕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2021-01-08 1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