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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고 터지고… 서울 10년만에 -17. 8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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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인 한파로 전국이 꽁꽁 얼어붙었다. 경남 거제·밀양·창원, 경북 영덕 등은 현대적 기상관측 이래 최저 기온을 갈아치웠다. 부산은 96년, 서울은 10년 만에 가장 추운 날씨를 보였다. 한낮에도 영하의 매서운 날씨로 상수도 동파 및 빙판길 사고가 잇따랐고, 시민들이 외출을 삼가면서 거리와 관광지는 한산했다.


강추위에 낙동강 꽁꽁
부산의 최저기온이 영하 12.8도로 96년만에 최저를 기록한 16일 오후 낙동강이 꽁꽁 얼어 얼음이 쩍쩍 갈라져 있다.
부산=연합뉴스


●‘영하 40도’ 찬공기 한반도 상공 남하

시베리아에서 발생한 차가운 대륙성 고기압이 확장하면서 16일 오전 부산지역은 수은주가 영하 12.8도까지 떨어졌다. 이는 96년 만에 가장 낮은 기록이다. 이전까지의 최저 기온은 1915년 1월 13일 기록한 영하 14도였다. 부산기상청은 올겨울 들어 첫 한파주의보를 발령했다.

☞[포토] 강추위에 꽁꽁 얼어붙은 한반도

기상청 관계자는 “부산에는 초속 5m의 강한 바람까지 불어 체감기온이 영하 20도까지 떨어졌다.”면서 “낮 최고기온도 영하 3도에 머무는 등 영남지방에 드문 추위가 엄습했다.”고 말했다. 서울도 아침기온이 영하 17.8도까지 떨어졌다. 2001년 1월 15일(영하 18.6도) 이후 가장 추웠다.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0.4도를 기록한 거제, 영하 15.8도의 밀양, 영하 15도의 영덕은 1971년 시작된 기상관측 이래 가장 낮은 기온을 보였다.

기상청은 “시베리아 상공에 있는 영하 40도가량의 한랭한 공기가 한반도 상공까지 남하하면서 한파가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특히 올해에는 북극 기온이 평년보다 높게 형성되면서 매우 차가운 공기가 중위도까지 내려와 한기가 더욱 강력해졌다.”고 덧붙였다.

●외출 자제… 스키장·관광지 썰렁

동장군이 맹위를 떨치면서 동파사고도 잇따랐다. 서울상수도사업본부에는 이날 0시부터 오후 8시까지 2722건의 동파신고가 접수됐다. 서울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복도식 아파트와 연립주택 등 계량기가 외부에 있는 곳에서 주로 동파 신고가 접수되고 있다.”면서 “물을 약하게 틀어 놓으면 계량기가 어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경남 김해는 상수도가 동파돼 도시 전역에 수돗물 공급이 중단됐고 폭설이 겹친 서해안과 제주도 등은 도로 곳곳이 통제되기도 했다.

체감기온이 영하 30도를 기록하는 등 살을 저미는 추위에 시민들은 바깥 출입을 삼갔다. 설악산, 북한산 등 국립공원을 찾은 등산객은 평소 주말의 10분의1 수준인 300~500명에 그쳤다. 강원도 용평리조트에는 오후 9시 기준 입장객이 9289명으로, 전날 2만명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용인 에버랜드를 찾은 방문객 수도 평소의 4분의1 정도에 그쳤다.

절정에 이른 추위는 이번 주 중반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전국 대부분 지역의 기온이 영하 10도 아래로 뚝 떨어지는 한파가 계속되다가 19일쯤 누그러질 것”이라고 밝혔다.

기상청은 17일 전국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21~영하 5도의 분포를 보이는 등 평년보다 낮은 영하의 기온이 계속될 것으로 예보했다. 서울 지역의 아침 최저기온은 17일 영하 16도, 18일 영하 11도, 19일 영하 9도 등 평년 최저기온보다 5~6도가 낮을 것으로 예상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19일부터 점차 추위가 누그러지겠으나 기온은 여전히 평년보다 낮을 것”이라면서 “강풍에 체감기온은 더 낮아지겠으니 방한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2011-01-17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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