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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 새 대피소 ‘늑장 건설’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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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착공까지 9개월은 정상… 연말께 준공”

지난해 11월 북한군의 연평도 포격사건에 이어 지난 10일 연평도 해상 해안포 사격 당시에도 제 구실을 못했던 ‘대피소’ 신축을 놓고 주민과 지자체 간 뜨거운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주민들은 아직까지 새 대피소가 건설되지 못한 것은 늑장 행정이라고 지적하지만, 해당 지자체는 최대한 일정을 서두르고 있다고 항변하고 있다.

17일 인천 옹진군에 따르면 연평도에 7곳(대연평 6곳·소연평 1곳)의 현대식 대피시설을 짓기 위한 공사를 지난달 시작했다. 연평도 포격사건이 발생한 지 9개월 만이다. 이어 다음 달에는 백령도에 26곳, 대청도에 9곳의 대피소가 착공된다. 군은 공사일정을 서둘러 이들 대피소를 연말 일제히 준공한다는 방침이다.



●기존 대피소 물 새고 전기 끊겨

그러나 서해5도에 대한 북한의 추가 도발 위협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주민들에겐 연말이 멀기만 하다. 실제로 지난 10일 북한군의 연평도 해상 해안포 사격 당시 일부 주민들은 기존 대피소를 찾았지만 전과 다름없이 물이 흐르고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고개만 절레절레 저어야 했다. 정모(55)씨는 “새 대피소 부지가 변경되는 등 사정이 있는 건 알고 있지, 주민 염원과는 달리 대피소 건설이 더디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하지만 군은 제반 여건을 고려할 때 대피소 착공까지 9개월이 걸린 것은 정상적인 절차라고 강조한다. 군은 “냉·난방시설, 방송실, 자가발전기 등을 갖춘 첨단 대피소를 건설하기 위해선 설계와 계약심사, 발주까지 일정기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건설업계도 이 같은 점은 인정한다. 군 관계자는 “새 대피소는 기존 대피소의 문제점을 모두 보완해야 하기 때문에 치밀한 준비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게다가 사업비 확보 문제도 간단치 않다. 연평도 대피소 신축비 100억원은 지난해 12월 전액 국고로 지원됐지만 아직 인천시가 갖고 있다. 관련 규정상 재배정이 곤란하기 때문이라고 전해진다. 백령·대청도 사업비는 430억원(국비 80%·시비 10%·군비 10%) 가운데 200억원만 옹진군에 내려 보내졌다. 옹진군 관계자는 “인천시가 국고 지원액을 갖고 있더라도 공사비를 집행하는 데는 지장이 없지만 아무래도 긴박성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서해5도 대피소 대부분 폐기 전망

한편 서해5도에 산재돼 있는 대피소 117곳 대부분은 폐기될 전망이다. 군이 정밀조사에 나선 결과 지나치게 낡아 보수를 통한 활용이 어렵다는 진단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1970년대 중반 설치된 기존 대피소는 한 곳당 면적이 33㎡ 안팎으로 좁은 데다 발전·급수시설이 없어 소수 주민의 임시대피만 가능한 실정이다.

지난해 연평도 피격 당시 대피소로 피한 서해5도 주민들은 문제점을 강하게 제기했고, 정부는 이 점을 받아들여 대피소 신축을 서해5도 종합발전계획의 핵심 과제로 선정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2011-08-18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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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제공 : 정책브리핑 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