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실소유주 비리’를 수사 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 검찰수사관들이 28일 오후 서울 청담동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차남 혁기 씨 소유의 페이퍼컴퍼니 ’키솔루션’ 사무실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물품이 든 상자를 건물 밖으로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
금융권에선 유 전 회장이 기업의 대주주로서 부실을 초래한 책임을 지지 않은 채 법정관리 제도를 악용, 고의 부도를 내고 헐값·내부거래 등을 통해 모든 자산과 사업부를 무늬만 바꿔 그대로 가져간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유 전 회장 측근은 그러나 법정관리 졸업 전까지 10년에 가까운 기간에 2천억원이 넘는 자산을 빼가 수십개의 관계사를 설립한 것으로 드러났다.
법정관리를 받던 세모의 핵심사업부인 자동차사업부는 1997년 11월 매각됐다.
유 전 회장 측은 1997년 8월에 설립한 온지구(옛 모야플라스틱)를 내세워 토지와 건물 등 자동차사업부를 166억4천800만원에 사들였다. 설립 당시 온지구의 지분은 유 전 회장의 차남 혁기씨와 특수관계자가 49.49% 보유했다가 지금은 혁기씨(7.11%)와 트라이곤코리아(13.87%), 아이원아이홀딩스(6.98%) 등이 나눠갖고 있다.
더구나 트라이곤코리아는 장남인 대균씨가 대주주(20.0%)로 있고 아이원아이홀딩스는 대균씨와 차남인 혁기씨가 각각 19.44%의 지분으로 대주주에 올라 사실상 유 전 회장 일가의 회사들로 간주된다.
인천지방법원은 또 2005년 3월엔 ㈜천해지를 세모의 조선사업부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유 전 회장 측이 ㈜새천년(70.13%)과 ㈜빛난별(12.77%) 등 위장회사를 동원해 천해지를 세워 480억원에 조선사업부를 인수한 것이다.
그러나 새천년은 보유하던 천해지 지분 70.13%를 유씨의 4명의 자녀가 대주주로 있는 아이원아이홀딩스에 고작 60억6천만원에 전량 넘겨 헐값 내부거래 의혹이 제기됐다.
천해지 설립 당시 2대 주주이던 빛난별 지분(12.78%)도 비슷한 시점에 다판다(6.39%)와 문진미디어(6.39%)로 넘어갔다.
마지막으로 유 전 회장 측은 2007년 8월 새무리컨소시엄을 조성해 세모를 모두 336억9천만원에 인수했다.
M&A를 위한 투자계약서에 따라 유상증자와 회사채발행으로 168억4천500만원씩 총 336억9천만원을 조달해 정리채무 등 상환자금으로 사용했다.
인수 후 대주주는 다판다(31%)와 새무리(29%), 문진미디어(20%), 우리사주(20%) 등으로 사실상 유 전 회장 측 관계사들이 그대로 가져간 셈이다.
이에 따라 사업보고서 상에 드러난 세모의 자산은 부도 직후인 1998년 말 2천811억원에서 2000년 말 3천98억원, 매각 직전인 2006년 말 322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세모가 갖고 있던 조선사업부 등 핵심사업부의 3천억원에 달하던 자산이 10년에 가까운 기간에 유 전 회장 측이 세운 관계사들로 모두 넘어갔다.
이런 과정을 거쳐 10년 전 세모와 산하 사업부들은 현재 13개가 넘는 해외법인과 국내 관계사 등 모두 50여개에 달하는 ‘세모’의 관계사들로 다시 부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