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의대 연구계획 조건부 승인… 5년 간 난자 600개 사용 허용
차세대 바이오 기술의 총아로 꼽히는 ‘체세포 복제배아 연구’가 7년 만에 재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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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률 차의대 교수팀은 체세포 복제배아에서 줄기세포주를 만들어 시신경 손상, 뇌졸중, 골 연골 형성이상 같은 난치병을 치료하는 방법을 찾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를 위해 2020년까지 5년 동안 비동결난자 100개를 포함한 난자 600개를 사용할 수 있도록 복지부 승인을 받았다.
복지부는 난임 치료·배아 연구 등 이 분야 전문가와 정부 위원 등 모두 10명 안팎으로 ‘차의대 체세포 복제배아 연구 관리위원회’를 구성해 난자 획득 적법성, 기관 생명윤리위원회 운영 등을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또 사용된 난자와 배아를 폐기할 때 사진으로 기록하고, 해마다 현장을 점검해 연구가 인간 복제로 이어지지 않도록 관리할 방침이다. 그러나 연구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 생명윤리법은 냉동 보관한 ‘동결난자’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비동결난자는 미성숙하거나 비정상적인 상태일 때만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차병원은 2009년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승인을 받아 이번과 동일한 연구를 진행했지만 배아줄기세포 확립에 실패했다. 반면 차병원이 2014년 미국에서 진행한 하버드대와의 공동연구에서는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었다. 지난해 말에는 하버드대와의 공동연구에서 줄기세포 개발 성공률을 기존 1~2%대에서 7%대로 높이는 성과를 거뒀다.
종교계와의 마찰도 예상된다. ‘배아’를 인간 생명으로 보는 천주교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는 지난 3일 “그 어떤 목적으로도 무고한 생명을 직접적으로 파괴하는 행위는 정당화될 수 없다”고 밝혔다. 여성·생명윤리학계도 난자를 채취하면서 여성의 건강과 인권이 침해될 소지가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2016-07-12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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