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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확한 국정철학 제시… 청문회 필요없는 차관 인사로 공백 최소화를”

새 정부 초기 혼란 줄이려면… 부처 공무원들의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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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부처 공무원들은 차기 정부 초기의 혼란을 막으려면 무엇보다 명확한 국정철학이 제시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책임장관제를 시행해 각 부처를 믿고 일을 맡긴다면 공무원들도 큰 동요 없이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아니더라도 공약을 국정과제로 구체화하는 작업을 맡길 별도의 기구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었다. 공무원을 불신의 대상이 아니라 국정 파트너로 생각하고 소통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당부도 빠지지 않았다.

#“책임장관제로 부처에 믿고 일 맡겨야”

새 정부가 명료한 국정철학을 신속하게 내놓는다면 우왕좌왕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게 대다수 공무원의 의견이었다. 경제부처 A국장은 “정부의 철학과 국정기조를 후보 캠프나 인수위가 정하면 그것을 토대로 실행 방안을 찾는 것이 공무원들의 할 일”이라면서 “상황이 어렵더라도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분명히 정해져 있다면 빨리 안정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부처의 B서기관은 “박근혜 정부가 내세운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은 그 개념을 헤아리려고 공무원들끼리 스터디 모임을 따로 조직했을 정도로 모호한 측면이 많았다”면서 “지금 대선 후보들은 적폐 청산, 4차 산업혁명, 서민 대통령 등 선언적인 구호를 내세우지만, 좀더 명확한 메시지로 다듬어주지 않는다면 정책을 만드는 데 애로가 많을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의 지시를 미국처럼 ‘행정명령’으로 공식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경제부처 고위간부 C씨는 “대통령과 청와대의 지시를 행정명령 형태로 기록하고 하달해 공무원들이 정책 결정의 근거로 삼는다면 전 정부의 폐단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부처 D과장은 “행정명령은 서류상 형식에 불과할 뿐”이라면서 “대내외 행사에서 대통령이 하는 연설, 모두발언 자체가 행정명령과 같은 의미를 지니는 것 아니겠나”라고 했다.

새 정부와 관료사회의 관계 설정에 대해서는 각 부처의 재량을 최대한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다. 대통령 직속 위원회나 청와대 비서실에 권한이 쏠려서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경제부처 E과장은 “노무현 정부, 이명박 정부는 대통령이나 총리실 직속의 위원회들을 여럿 만들어 부처의 관련 업무를 관장하도록 했다”면서 “그들이 주도권을 갖고 국정을 운영하면 일사불란한 모습을 연출할 순 있겠지만 공무원 입장에서는 여기저기 보고만 하다 끝나서 비효율적으로 일한다는 회의감이 들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위원회는 꼭 필요한 것만 골라 최소화하고 부처에 권한과 책임을 모두 주면 좋겠다”면서 “주요 캠프에서 거론하는 책임장관제가 좋은 방안”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부처 F서기관은 “박근혜 정부처럼 청와대 수석실의 힘이 비대해 부처들을 꽉 쥐고 흔드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공무원을 영혼 없는 사람들 취급하지 말고 믿음직한 국정 파트너로 대해 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부 출범 초기 내각은 차관 중심으로 운영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중앙부처 고위 관계자 G씨는 청문회를 거쳐야 하는 장관 대신에 차관급 인사를 조기에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공무원은 위만 쳐다보는 습성이 있어 ‘공백’이나 ‘공석’이 생기면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면서 “대통령을 비롯해 국회, 장관·청장 업무보고 등이 줄줄이 뒤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조직개편보다 인사가 우선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제부처 H국장도 “총리 제청이 필요한 장관이 임명되려면 최소 두 달은 걸릴 것”이라면서 “대통령이 장관 지명자와 협의해서 차관부터 지명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했다.

#“공약 구체화할 별도기구 마련도 필요”

인수위와 별개로 공약을 국정과제로 발전시킬 독립적인 기구의 필요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경제부처 I과장은 “청와대는 당면 현안을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국정과제를 가다듬을 여력이 별로 없을 것”이라면서 “인수위에 준하는 독립기구를 만들어 5년간 지속될 국정과제를 설계하는 편이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2017-05-08 3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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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제공 : 정책브리핑 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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