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밥상
음식은 자연에서 온다. 햇살과 대지, 바람과 물을 먹고 자라는 식물과 그걸 먹고사는 동물 또 그 식물과 동물은 사람들이 먹는 음식의 주 재료가 된다. 그래서 음식은 지역의 자연을 오롯이 담고 있다. 전라도 하면 맛있는 음식이 연관된 이유도 결국은 청정 지역이 많기 때문이다. 순천만으로 유명한 순천은 깨끗한 자연환경의 영향으로 맛집들이 많다. 가족과 함께 가면 좋은 집, 술 먹기 좋은 식당, 손님 대접에 좋은 음식점 등을 쉽게 만날 수 있다. #가족과 함께 ‘풍어’가족과 함께 가고 싶은 ‘풍어’의 주메뉴는 ‘대구탕’과 ‘황태구이’다. 화학조미료는 쓰지 않는다. 된장과 고추장 등 모든 양념은 주인장이 직접 만든다. 밑반찬은 나물 위주다. 기름에 볶은 느끼함을 싫어한 주인장 입맛에 맞게 담백하고 고소하다. 대구탕의 비결은 육수다. 대파·무·새우·양파를 팍팍 끓여 우린 육수로 군더더기 없이 담백하다. 뒷맛은 예쁘게 차려입은 여자처럼 깔끔하다. ‘숙취 해결사’로도 유명하다. 황태구이 맛의 비결은 서른두 가지 재료를 넣은 양념이다. 뜨거운 철판에 직접 짠 들기름에 구운 황태 속살은 보드랍다. 껍질은 바삭바삭하다. 아삭아삭 씹히는 호박씨, 해바라기씨 등의 견과류가 들어 있어 여성들에게 인기 ‘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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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집’ 병어조림 |
술 먹기 좋은 집은 ‘무명집’이다. 이름이 없는 집이라 해서 무명집이다. 30여년 세월을 고스란히 담은 유명한 추억의 식당이다. 무명집은 주메뉴가 없다. 거의 모든 메뉴는 새벽시장에 나온 싱싱한 생선이 주인공이다. 키조개·주꾸미·갑오징어·병어·가오리·갯장어 등 계절에 나오는 팔딱팔딱 뛰는 생선, 잠시 기절한 생선이 그날의 재료다. 요즘은 병어 선어회가 맛있다. 밑반찬으로 고구마순, 가지, 오이, 호박, 도리지초무침, 싱건지 등이 나온다. 모두가 파릇파릇한 젊음이 느껴지는 싱싱한 나물들이다. 선술집 같은 무명집은 당일치기보다 2~3일 힐링하러 온 관광객들이 들려야 할 필수 코스다. 순천의 속살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시간을 선물처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귀한 손님과 함께 ‘대원식당’
채숙희 명예기자(순천시 스마트소통담당)
2017-07-17 3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