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할머니는 팔에 피를 흘리고 온몸이 피멍이 들어있었다. 둑이 수풀로 뒤덮여 있고 인적이 드문 곳이어서 할머니가 떨어진 뒤 장시간 쓰러져 방치된 상태였다. 송 상병이 발견하지 못했다면 자칫 생명을 잃을 뻔했다.
즉시 송 상병은 할머니의 상태가 매우 위급하다고 느껴 119에 신고했다. 그러면서 구조대가 올 때까지 할머니 상태를 관찰하며 “괜찮을 거예요. 조금만 참으세요”라며 안심시켰다.
119구조대가 도착하자마자 사다리차로 구조대원과 함께 할머니를 들것에 싣고 차량으로 옮겼다. 송 상병은 사고 경위와 할머니의 상태를 구조대원에게 자세히 알려줬다. 현장에 출동한 구조대원은 “할머니가 고령인 데다 폭염에 오래 방치돼 있어 매우 위험했다”며 “송 상병이 즉시 신고해줘서 목숨을 살릴 수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말했다.
다음날 할머니 아들 김동석씨는 “어머니를 구해줘 너무나 고맙고 고마워서 생명의 은인인 청년에게 연락처를 수소문해 감사의 인사말을 전했더니, 그 청년은 되레 ‘자신이 더 감사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김씨는 이승도 해병대2사단장에게도 감사의 글을 전달했다. 이에 이 사단장은 송 상병에게 포상휴가를 내렸다.
감사 전화를 받은 송 상병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고 오히려 제가 그 곳에 있어 할머니를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이 고마울 뿐”이라며 겸손해 했다.
송 상병의 미담은 국방부 국민신문고에 할머니의 가족이 감사의 글을 올리면서 알려져 전 해병대원의 귀감이 되고 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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