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 장인의 공방은 그동안 추씨가 소반제작 작업장 겸 집으로 이용했던 건물이다. 추 장인 아버지 때부터 사용해 100년이 넘은 공방이다.
문화재청은 소반 공방이 조선시대 삼도수군 통제영 때 민간 공방으로 원형이 남아 있는 건물이라는 점에서 문화재적 가치가 인정됐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이번 소반장 공방의 문화재 지정안을 직권으로 상정해 가결했다. 문화재청은 앞으로 문화재 등록예고(30일간)를 거쳐 9월쯤 문화재심의위원회를 열어 소반장 공방의 문화재 지정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통영시는 문화재청의 이 같은 결정이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시는 문화재청과 그동안 여러 차례 협의를 통해 소반장 공방을 인근 부지로 이전해 보존하는 방안에 공감하고 이를 추진하던 중에 문화재청이 일방적으로 방침을 바꾸는 바람에 행정 일관성과 신뢰성이 무너지게 됐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추 소반 장인 공방은 통영시 도시계획도로 개설 예정지에 포함돼 철거 예정이었다. 시는 1971년 결정된 도시계획과 시민들의 건의에 따라 추 소반장 건물을 포함한 부지에 왕복 2차선 도로개설 공사를 2009년부터 추진했다.
개설예정 도로 177m 가운데 143m는 2015년 완공됐으나 추 장인 공방 부지가 포함된 구간 34m는 추 장인 공방 철거 반대로 공사하지 못하고 있다.
시는 토지보상금을 공탁하고 소유권 이전등기를 한 뒤 지난해 5월 30일 강제집행을 시도했으나 추 장인과 시민사회단체 등의 반대로 철거를 미뤘다. 추 장인은 철거에 반대하며 공방 앞에 천막을 치고 지냈다.
문재인 대통령도 후보시절이던 지난해 9월 김경수·손혜원 의원 등과 공방 현장을 찾아 추용호 장인을 만나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시 관계자는 “문화재청이 추 장인의 공방을 현재 부지에 그대로 문화재로 지정해 보존하게 되면 도로개설 노선을 바꿔야 하는데 인근 주민들과 형평성 등 새로운 문제가 생길 수 있어 난감하다”고 말했다.
통영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