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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찾은 전남 진도 팽목항. 희생자를 기리며 달아놓은 빛바랜 노란색 리본들이 바람에 날리고 있는 적막한 모습. 이날 저녁까지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백명이 채 되지 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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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이 없는 팽목항의 적막한 모습 |
가족과 함께 이곳을 찾은 심인숙(39·동대문)씨도 “세월호를 추모하는 일이 무시받거나, ‘아직까지 사람들이 왜 저렇게 오버하지’ 라는 식의 시선들이 없어지길 바라며, 정말 마음 놓고 다 같이 진심으로 슬퍼했으면 좋겠다. 하지만 슬퍼하는 시선조차도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현실이 너무 마음 아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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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미수습자 중 한명인 故 박영인 군을 기다리는 축구화도 5년이란 긴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품고 있는 듯 하다. |
고씨는 “이곳 팽목항에 아이들을 기억할 수 있는 조그만 공간을 만들어 주는 게 목표다. 그 뒤의 일은 아직 생각 해본 적 없다”며 “국가는 우리 가족을 포함한 모든 피해자 분들에게 했던 약속을 지키지 않았지만 나는 아들에게 한 약속만은 꼭 지키겠다”고 했다.
그는 또한 “아들이 천국에선 선배고 난 후배다. 천국에 올라가면 아들에게 살면서 못한 거 속죄할거다. 앞으로도 많이 노력할테니깐 하늘에서라도 지금의 아빠 모습을 많이 지켜봐주고 응원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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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고 학생 故 고우재(당시 18세) 아버지 고영환씨. 고씨는 2014년 10월 팽목항에 내려온 후, 5년째 이곳을 지키고 있다. |
글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영상 손진호, 박홍규, 문성호, 김민지 기자 nastur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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