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 재산 평균 13억
매도 권고에도… 3명 중 1명 집 2채 이상최기영 재산 107억으로 국무위원 중 1위
주진숙 영상자료원장 179억·박원순 -6억
文대통령 6600만원 줄어 19억 4900만원 정부 고위공직자 1865명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신고한 본인과 가족 명의 재산은 1인 평균 전년 대비 8600만원이 늘어난 13억 3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청와대와 정부가 부동산 가격 안정화를 위해 고위공직자들에게 매도를 권고했지만, 이들의 3명 중 1명은 다주택자였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0년 정기 재산변동 사항’을 26일 0시 관보를 통해 공개했다.
공개 대상자는 행정부 소속 정무직, 고위공무원단 가등급, 국립대학 총장, 공직유관단체장, 광역·기초 지방자치단체장, 광역의회 의원, 시도 교육감 등이다. 공개된 자료는 공직자들이 지난해 12월 31일을 기준으로 신고한 것으로, 2019년 1월 1일부터 1년 동안의 재산 변동을 확인할 수 있다.
중앙부처 재직자 750명 중 2주택자는 196명, 3주택자는 36명, 4채 이상 주택을 보유한 공직자는 16명이었다. 청와대 참모진 49명 중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을 포함해 16명이 다주택자였다. 노 실장은 배우자와 함께 충북 청주의 아파트를 소유했고, 서울 반포동 아파트(45.72㎡)를 신고했다. 반포 아파트 가액은 1년 새 6400만원이 올라 2억 9500만원이다. 노 실장의 주택 한 채는 수도권 밖에 있지만,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발맞춰 고위공직자의 솔선수범을 강조했던 점을 감안하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이다. 김조원 민정수석은 본인과 배우자 명의로 강남 3구에만 ‘똘똘한’ 2채를 신고했다. 황덕순 일자리수석은 충북 청주에 3주택 보유자다. 국무위원 중에서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3주택자였다. 재산 규모별로 살펴보면 재산 공개 대상자 중 17.9%인 334명이 20억원 이상, 44.1%인 823명이 10억원 이상의 재산을 보유했다. 고위공직자 중 주진숙 한국영상자료원 원장이 179억 3160만원으로, 가장 많은 액수를 신고했다. 김종갑 한국전력공사 사장(137억 2900만원), 김창용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원장(133억 900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문행주 전남도의원은 총재산이 마이너스(-) 6억 9297만원으로 공개 대상자 중 가장 적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6억 9000만원으로 가장 재산이 적은 지자체장 기록을 이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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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자윤리위는 이번에 공개한 모든 공직자의 재산변동 사항에 대해 오는 6월 말까지 심사한다. 거짓 기재했거나 중대한 과실로 재산을 누락한 경우, 직무상 비밀을 이용해 재산상 이득을 취한 경우에는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경고 및 시정조치, 과태료 부과, 해임·징계의결 요청 등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2020-03-26 1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