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봄배추 밭떼기 끝나… 작년보다 값도 크게 뛰어
강원 지역 배추 생산 농가를 상대로 차익을 노린 중간상인들의 밭떼기 거래가 예년보다 일찍 시작되고 있다. 이에 벌써부터 배추 산지 거래 가격이 들썩이는 등 ‘제2의 배추 파동’이 우려되고 있다.강원도농업기술원과 강원 지역 배추 농가들은 8일 겨울 한파 영향으로 전남 지역 월동 배추 출하량이 예년보다 44%까지 감소하면서 배추 수급 불균형에 따른 가격 상승이 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농가들이 배추 재배 면적을 대폭 늘리고 중간 유통업자들까지 물량 확보를 위해 미리 밭떼기 거래를 시작하면서 올봄 배추 가격 안정과 출하량 조절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강원 지역에서 봄배추를 가장 많이 재배하는 영월군 농가들은 이르면 3월 중순이 넘어야 파종을 시작할 예정이지만,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중간 유통 상인들은 지난해 12월부터 이미 마을을 돌며 밭떼기 거래를 시작했다. 이들이 제시하는 거래 가격은 지난해에 밭 830㎡당 90만원 선이었지만 올해는 120만∼130만원을 넘고 있다. 또 배춧값이 많이 오르면 일선 농가들이 계약을 파기할 우려가 높아 상인들이 요구하는 계약금도 시세의 50%까지 상승했다.
지난해보다 봄배추 재배 면적을 더 늘렸다는 장득진(52·평창군 계촌면)씨는 “예년이라면 밭떼기 거래가 시작도 안 할 때지만 올해는 배추농가 대부분이 중간상인들과 밭떼기거래를 이미 끝냈다.”면서 “선불 계약금도 거래가의 절반인 60만원 수준까지 올라갔다.”고 말했다.
봄배추 가격 상승에 대한 예측은 새벽시장에서 직거래를 하는 농민들도 마찬가지다. 4만 2000㎡ 밭에서 배추를 재배하는 김광수(54·원주 신림면)씨는 “적어도 초봄까지는 현재의 높은 가격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 재배 면적을 늘리는 농가들이 많다.”며 “하우스는 지난달 말부터 일찌감치 파종을 시작한 곳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재배 면적 증가는 오히려 과잉 생산을 불러올 수 있는 만큼 신중하게 재배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당부했다.
대관령 원예농협 공판장의 윤성주 경매사는 “전국적으로 배추의 재고물량이 워낙 부족하다보니 미리 당겨서 물량을 확보하려는 중간상인들의 빠른 움직임이 봄까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2011-02-09 1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