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우편함·병따개 등 동원 홍보 안간힘
100년 만에 새로 도입된 주소체계인 ‘도로명주소’는 지난해 7월 29일부터 법정주소로서의 효력을 갖게 됐다. 2014년부터는 기존의 지번 주소가 사라지고 도로명주소만 사용하게 되지만 아직 사용률은 미미하다. 이에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도로명주소를 알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별도 예산을 배정하고 실질 사용률을 높이기 위한 이색 홍보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울산, 초중생에 새주소명 숙제로
11일 행정안전부와 각 지자체 등에 따르면 올해 정부의 도로명주소 홍보 예산은 총 21억 40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5억 8000만원 줄었다. 또 예산의 상당액이 TV·신문 광고 등 미디어 홍보에 배정됐고 이 중 30% 수준인 6억 9000만원이 자치단체에 교부됐다. 이 돈은 서울시에는 4600만원, 나머지 15개 시·도에는 각각 4300만원씩 지원됐다. 여기에 각 지자체는 시·도비까지 더해 1억 4000만~1억 5000만원 규모의 예산을 편성하고 도로명주소 알리기에 적극 앞장서고 있다. 당장 지금의 병행 사용 기간이 끝나고 나면 민원인과의 소통 문제 등 지자체의 직접적인 불편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울산시 등 다수 지자체는 교육청과 협조해 관내 초·중학생들에게 새주소 알아오기 숙제를 냈다. 학부모들이 숙제를 도우면서 자연스럽게 도로명주소를 익히게 한다는 취지다. 이색 홍보물도 많다. 전북 전주시는 도로명주소가 안내된 병따개를, 서울 송파구는 시계, 냄비받침, 장바구니, 마우스패드, 주방가위, 집게 등 다양한 생활용품을 나눠줬다.
●인지율 48%… 활용도는 9%
도로명주소에 대한 정부의 대대적인 홍보로 인지도는 높아졌으나 실제 사용하는 국민은 드물다. 지난해 국회입법조사처가 발행한 ‘2011 국정감사 정책자료’에 따르면 도로명주소에 대한 국민들의 인지율은 47.9%로 나타났다. 하지만 실제 활용도는 9.2%에 그쳤다. 행안부 관계자는 “이는 공공기관에서 도로명주소를 적어 보낸 각종 우편물까지 포함한 수치라 실제 국민들이 직접 도로명주소를 사용해 본 비율은 더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로명주소 사업은 1996년 국가경쟁력강화기획단이 국민불편을 해소하고 물류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지시하면서 추진됐다. 지난해까지 도로명주소 사업에 투입된 예산은 총 3694억원이다.
강병철기자·전국종합
bckang@seoul.co.kr
2012-01-12 1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