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금강부교 통행료에 시민 ‘부글’
“자치단체가 돈벌이에 눈이 멀었나. 즐기라고 축제에 불러 놓고 웬 관람료냐.”
충남 공주시가 오는 29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열리는 백제문화제 때 금강 부교(浮橋)를 운영하면서 관람(통행)료를 받기로 해 비난을 사고 있다.
14일 공주시에 따르면 백제문화제 때 산성동 공산성에서 금강을 가로질러 맞은편 신관동 둔치공원까지 부교를 설치하고 이용자를 상대로 어른 1000원, 어린이 500원의 통행료를 징수한다.
부교는 길이 270m, 폭 3m 규모로 플라스틱 통 4000개를 연결해 설치한다. 부교 양쪽 철제 난간에 대나무를 꽂아 터널을 만들고 부교 위와 양쪽 수면에 물고기 등 여러 모양의 유등 수백개를 띄워 아름다운 밤 풍경을 연출한다는 것이다. 백제문화제 부교는 5~6년 전부터 설치돼 한시적으로 운영됐으나 통행료를 받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이에 시민들의 불만이 폭발했다. 신관동 주민 이모(70)씨는 “내내 받지 않던 통행료를 왜 뜬금없이 징수하려고 하느냐. 시가 장사하려고 하느냐.”면서 “돈도 얼마 벌지 못할 거면서 괜히 공주 이미지만 나빠진다. 인근 금강교 위에서도 구경할 수 있는데 나 같아도 부교를 이용하지 않겠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김세종 시 축제계장은 “정부에서 연간 축제 예산으로 48억원 넘게 쓰는 시·군에 대해 교부세 감액 등의 불이익을 준다고 하는데 공주에서 한 해 열리는 축제만 20개다. 시로서는 축제를 수익형으로 열 수밖에 없지 않으냐.”고 해명하고 “10억원을 들여도 부족한 백제문화제는 앞으로 민간단체로 넘겨 열게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주 이천열기자 sky@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