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지자체 선정해 놓고 관련 사업 예산 지원은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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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전국 자치단체들에 따르면 여가부는 2009년부터 여성의 삶의 질 향상과 행복한 지역공동체 구현을 위해 자치단체들을 대상으로 여성친화도시 지정 사업을 벌이고 있다.
여성친화도시는 시·군·구가 사업계획서를 작성한 뒤 시·도를 거쳐 여가부에 지정 신청할 경우 공무원 및 관계 전문가로 구성된 ‘여성친화도시 지정위원회’가 심사해 지정 여부를 가린다. 지정될 경우 기간은 5년이며, 3년 뒤 이행 실적을 점검해 2년 연장이 가능하다.
또 여가부로부터 여성친화도시 조성 관련 교육 및 컨설팅을 제공받고, 우수 도시로 선정되면 포상을 받게 된다. 현재 전국에는 50개 시·군·구가 여성친화도시로 선정돼 있다. 시·도별로는 경기가 7곳으로 가장 많다. 광주 5곳, 서울·강원·충남·경북 각 4곳, 대구·인천·전북·경남 각 3곳 등이다.
이런 가운데 여가부는 지난 17일 서울 중구 무교동 여가부 대회의실에서 조윤선 장관이 지난해 말 여성친화도시로 새로 지정된 경북 구미시 등 11개 시·군 자치단체장들과 협약식을 하는 등 홍보전을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다.
그러나 여가부가 사업 첫해부터 여성친화도시에 지원하는 사업 예산은 사실상 전무한 상태다. 여성친화도시 예산으로는 매년 여가부 자체 사업인 우수사례 발굴 공모를 위한 6000만원이 전부다. 이 때문에 여성친화도시들은 중앙정부 사업 가운데 자치단체에 예산을 지원하지 않는 사업은 여성친화도시 사업밖에 없다는 볼멘소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여성친화도시 관계자들은 “여가부의 여성친화도시 조성 사업이 대단한 듯하지만 사실은 사업과 예산 등 실속이 없는 ‘속 빈 강정’이다. 이런 정부 사업은 여태껏 없었다”면서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관련 국비 예산 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여가부 관계자는 “예산 지원을 위해 백방 노력했지만 사업 분야가 워낙 광범위하다 보니 확보에 차질이 생겼다”면서 “하지만 상당수 여성친화도시는 자체적으로 관련 사업을 잘 추진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2014-01-23 1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