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사 성폭행·염전노예… 인구수로 나눈 획일적 인력 배치가 치안 공백 만들어”
전남 신안군 찾아 도서지역 행정 점검“보건진료소가 섬 유일 행정·복지 공간”
관사 성폭행 계기로 경찰서 신설 추진
홍윤식(오른쪽 두 번째) 행정자치부 장관이 도서벽지 공무원의 근무여건을 살피고 격려하고자 8일 전남 신안군 압해읍 가란도 보건진료소를 찾아 직원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있다. 신안 연합뉴스 |
8일 오후 전남 신안군 압해읍에 딸린 가란도 보건진료소. 김주연(47·여·보건진료직 7급) 진료소장은 대표적인 도서벽지인 신안군을 찾은 홍윤식 행정자치부 장관에게 이렇게 말했다. 홍 장관은 도서벽지의 특성을 감안한 행정수요를 파악하기 위해 헬기 편으로 현장을 방문했다. 지난 5월 신안군 흑산도의 관사에서 여교사가 학부형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한 사건이 일어난 지 한달여 만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지난달 관계부처 합동으로 ‘도서지역 여성안전 치안대책’을 마련했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인구수’를 기준으로 한 현행 지방 조직·인사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홍 장관이 이날 압해도를 찾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현장 공무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조직·인사 제도를 개선해 행정·치안 사각지대를 없애겠다는 취지다.
고민호 신안군 행정지원실장은 이날 압해읍사무소에서 열린 홍 장관과의 간담회에서 “인구가 적은 섬이라도 주민이 있다면 방문해야 하기 때문에 인력이 필요하다”며 “‘인구수’에 따라 획일적으로 조직과 인력 규모를 결정할 게 아니라, 신안군처럼 섬이 많은 곳은 도서 수, 해안선의 길이, 관내 이동거리 등 다양한 행정지표를 반영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신안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2016-07-09 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