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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자부 장관 고개 끄덕이게 한 섬마을 공무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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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사 성폭행·염전노예… 인구수로 나눈 획일적 인력 배치가 치안 공백 만들어”

전남 신안군 찾아 도서지역 행정 점검
“보건진료소가 섬 유일 행정·복지 공간”
관사 성폭행 계기로 경찰서 신설 추진



홍윤식(오른쪽 두 번째) 행정자치부 장관이 도서벽지 공무원의 근무여건을 살피고 격려하고자 8일 전남 신안군 압해읍 가란도 보건진료소를 찾아 직원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있다.
신안 연합뉴스
“가란도 거주 인구 136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65세 이상입니다. 신안군은 60여개 섬이 낙도(落島)로 면사무소가 없기 때문에 섬 안에서는 ‘보건진료소’가 행정·복지 인력의 손길이 닿는 유일한 공간입니다. 사랑방 역할도 하는 셈이죠. 고령 인구에게 중요한 것은 사후 진료보다 사전적인 건강 증진 활동인데, 어르신들이 함께 모여 간단한 운동을 할 수 있는 공간과 운동기기가 지원됐으면 합니다.”

8일 오후 전남 신안군 압해읍에 딸린 가란도 보건진료소. 김주연(47·여·보건진료직 7급) 진료소장은 대표적인 도서벽지인 신안군을 찾은 홍윤식 행정자치부 장관에게 이렇게 말했다. 홍 장관은 도서벽지의 특성을 감안한 행정수요를 파악하기 위해 헬기 편으로 현장을 방문했다. 지난 5월 신안군 흑산도의 관사에서 여교사가 학부형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한 사건이 일어난 지 한달여 만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지난달 관계부처 합동으로 ‘도서지역 여성안전 치안대책’을 마련했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인구수’를 기준으로 한 현행 지방 조직·인사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홍 장관이 이날 압해도를 찾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현장 공무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조직·인사 제도를 개선해 행정·치안 사각지대를 없애겠다는 취지다.

고민호 신안군 행정지원실장은 이날 압해읍사무소에서 열린 홍 장관과의 간담회에서 “인구가 적은 섬이라도 주민이 있다면 방문해야 하기 때문에 인력이 필요하다”며 “‘인구수’에 따라 획일적으로 조직과 인력 규모를 결정할 게 아니라, 신안군처럼 섬이 많은 곳은 도서 수, 해안선의 길이, 관내 이동거리 등 다양한 행정지표를 반영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행자부는 신안군에서 2014년 불거진 ‘염전 노예’ 사건에 이어 올해 관사 성폭행 사건이 터지자, 도서벽지 행정·치안 수요를 보다 정확히 반영할 수 있는 조직·인사 기준 마련을 추진하고 있다. 현행 조직·인사 기준은 ‘인구수’다. 1000여개의 섬으로 구성된 신안군의 면적은 665㎢로 서울(605㎢)보다 크지만, 인구수가 4만 3092명으로 적기 때문에 지난달 기준 공무원 수는 706명에 그친다. 전남 지역 22개 기초지방자치단체 중 신안군에만 유일하게 경찰서가 없는 상태다. 행자부는 이번 관사 성폭행 사건을 계기로 신안경찰서를 신설하는 방안을 기획재정부와 협의 중이다. 8월 내 신설 방침이 확정되면 부지 확보, 건축 등을 거쳐 2021년 경찰서가 들어설 전망이다. 홍 장관은 이날 압해파출소를 방문해 지난달 보급된 여성공무원 긴급신고용 스마트워치가 제대로 작동되고 있는지도 점검했다. 신안군 도서벽지 관사에 거주하는 여성공무원 수는 93명이다.

신안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2016-07-09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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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제공 : 정책브리핑 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