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장현 광주시장은 14일 기자 간담회에서 “당시 중국 베이징에 출장 중 김종 전 차관이 전화를 걸어와 (국비)예산이 들어가는 사업에 (세월오월을 전시한 게)적절한지 우려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윤 시장은 “당시 광주시가 당면한 여러 가지 상황(정부와의 관계를 지칭한 듯)때문에 이 문제(세월오월 전시)를 정면돌파하지 못했다”며 “지금 생각해보면 당당하게 작품을 내걸지 못한 것을 아쉽고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토로했다.
‘세월오월’은 박근혜 대통령을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허수아비’로 풍자, 광주비엔날레 출품을 앞두고 광주시와 상당한 갈등을 빚었다. 홍 화백은 2014년 9월 5일~11월 9일 열린 광주비엔날레 20주년 특별전 ‘광주정신전(展)’에 세월호 참사를 5·18민주화운동과 연계해 묘사한 대형 걸개그림 ‘세월오월’을 출품할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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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9.18. 홍성담 화백 ‘세월오월’ 대만 전시 홍성담 화백이 대만 국립 청궁(成功)대학교 대만문학학과에서 18일부터 ‘동아시아 민중문화 : 희망의 연대’라는 주제로 ‘5월 판화-새벽’ 50여 점과 대형 걸개그림인 ‘세월오월’을 전시하게 됐다. 한국의 민중운동 문화를 알리는 취지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다음달 3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청궁대 대만문학학과 제공 |
가로 10.5m 세로 2.5m의 대형 걸개그림인 ‘세월오월’은 왼쪽 위에 박 대통령을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과 김기춘 당시 비서실장의 조종을 받는 허수아비로 풍자했다. 당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당시 문창극 국무총리 지명자 등이 웃는 모습도 담았다.
시는 당시 걸개그림 논란과 관련,“표현의 자유는 인정하지만 홍 화백의 작품은 대통령을 희화화하는 등 정치적 의도가 다분하다”며 홍 화백을 특별전 참여작가에서 해촉했다. 홍 화백은 이후 박 대통령 모습을 ‘허수아비’에서 ‘닭’ 형상으로 바꿔 다시 작품을 제출했지만 광주비엔날레재단은 전시를 유보했고 결국 8월 24일 작품을 자진철회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