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온문화재연구원은 고령군 대가야읍 연조리 일원을 발굴 조사하는 과정에서 대가야 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해자’를 처음으로 발견했다고 16일 밝혔다. 해자와 나란하게 축조된 토성도 확인됐다.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해자는 구릉의 경사면을 그대로 따라 내려오면서 굴착한 형태로서 현재 깊이 1.5m, 폭 7m, 길이 16m 정도로 남아 있다. 가온문화재연구원은 축조 당시 토축 성벽의 상단부 높이를 고려하면 해자의 깊이와 폭은 이보다 훨씬 더 큰 규모였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또 토성의 경우 해자의 바깥쪽 가장자리를 따라 해자와 평행하게 2~2.5m 정도의 간격으로 석렬(3열)을 놓아 구획하고 2~3단 정도로 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확인되는 성벽 하단부의 폭은 5m 안팎이며, 조사구역 바깥으로 토성의 성토 범위가 이어지고 있어 성벽의 폭은 이보다 더 클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토성 축조과정에서 섞여 들어간 것으로 보이는 목 짧은 항아리인 단경호와 토기편 등 대가야 토기와 함께 기와 등이 다수 출토됐다.
신종환 대가야박물관장은 “대가야의 행정적 중심지로 인식돼 온 대가야읍에서 그동안 문헌으로만 전해지던 대가야 시대 궁성지를 처음으로 확인됐다. 앞으로 궁성 실체를 확인하기 위한 연구조사 및 발굴 사업을 펼쳐 나가겠다”면서 “새 정부가 가야사 연구와 복원을 위한 국가 정책사업을 추진할 계획인 만큼 고령군의 대가야 관련 사업들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고령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