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구호비·성금 아직 전달 안돼
당장 필요한 물품 구입도 어려워농사 때문에 대피소 생활 불가피
道 “장마철전 임시 주거시설 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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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자와 이재민 7일 강원 고성군의 천진초등학교에 마련된 비상 대피소에서 한 봉사자가 담요를 옮기고 있다. 옆으로 애완견을 마치 아이처럼 업은 이재민의 모습이 눈에 띈다. 고성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강원 영동지역 산불이 발생한 지 12일이 지났지만 이재민들의 고통은 깊어만 가고 있다. 이재민들은 임시 대피소 생활도 힘들지만 생활 불편을 덜기 위해 우선 구호비 일부라도 나눠줄 것을 호소하는 실정이다.
이번 산불로 파악된 이재민들은 지금까지 552가구 1215명이다. 이들 가운데 현재까지 대피소 생활을 이어가는 이재민들은 424가구 954명으로 고성 천진리 체육관 등 30곳에 나뉘어 생활하고 있다. 당초 51가구가 생활했던 고성 천진초교 대피소는 공공기관이나 민간에서 제공한 연수원, 수련원, 리조트, 콘도미니엄 등 임시 주거시설로 떠나고 현재는 23가구 42명이 남아 있다.
대피소 생활을 이어가는 이재민들은 “도와줄 자식이 있거나 자가용이 있는 사람들은 연수원이나 콘도 등으로 떠났지만 여건이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집터에서 가까운 대피소 생활이 그나마 낫다”면서 “연수원에 들어가더라도 혼자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하는데다 어차피 농사일 때문에 밭까지 왔다 갔다 해야 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당장 사용해야 할 현금이 없는 것도 이재민들을 힘들게 한다. 이재민들은 “몸만 간신히 빠져나와 통장도 카드도 모두 불에 타 수중에 돈 한 푼도 없이 친척들이 건네준 돈으로 옷걸이 등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고 있다”며 막막해했다. 자신을 신용불량자라고 밝힌 한 이재민은 “얼마 되지 않은 돈이지만 현금으로 보관해 오다 이번 불에 모두 잃었다”면서 “피난 나올 때 바지 주머니에 들어 있던 지갑이 전 재산이었는데 이마저도 얼마 남지 않아 큰 걱정”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당장 현금이 필요한 이재민들로선 정부 구호비나 성금을 아직 전달받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고성·속초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