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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호남 화합의 길, 가야로 통하다… “가야 정체성 확립 기회로”

영호남 상생, 새로 쓰는 ‘가야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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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주관 ‘2019 영호남 가야문화권 한마당’ 국립중앙박물관서 개최
홀로그램 유물관·체험관·공연… 1600년 전 ‘가야인 삶’으로 시간여행

15일 개막하는 ‘2019 영호남 가야문화권 한마당’ 행사가 열리는 국립중앙박물관 내부 복도에 설치된 홀로그램 기기 속으로 다양한 가야유물 입체 영상이 전시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가야권 지역의 문화·정서적 동질감을 바탕으로 영호남 화합과 결속을 다지고 상생·균형발전을 이루기 위한 행사가 처음 열린다.


가야문화권 영호남 자치단체의 화합·상생 축제인 ‘2019 영호남 가야문화권 한마당’이다. 15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막해 오는 17일까지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서울신문사와 국립중앙박물관이 주관하고 전북·경북·경남 3개 도와 ‘가야문화권지역발전시장군수협의회’가 공동 주최하며 문화재청이 후원한다.

●세계유산 등재 염원 담은 3일간의 문화축제

행사를 공동 주최하는 전북·경북·경남은 가야문화권에 속하는 광역자치단체로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절차가 진행되는 7개 가야고분군이 있는 지역이다. 3개 도와 문화재청 등은 이 행사가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에 대한 국민 공감대 형성과 확산의 기회가 되길 바라고 있다. 특히 영호남 광역·기초지자체가 가야문화를 주제로 한자리에 모여 한마당 화합 행사를 갖는 것은 처음이다. 행사 주최 지자체는 이번 행사가 영호남 공동체 의식을 높이고 정서적으로 결속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3일간 열리는 가야문화권 한마당 행사는 가야문화권 전시 및 체험 프로그램인 ‘가야로 통하다’, 가야문화권 문화행사인 ‘가야로 흥해라’, 가야문화권 발전포럼인 ‘함께 가야 할 길’, 가야문화권 지역 홍보 프로그램 ‘가야의 위대한 여정’ 등 4개 내용으로 나눠 진행된다.

●개막식 영상 ‘함께 가야 해’ 로고로 통합·상생 상징화

개막식은 15일 오후 2시 국립중앙박물관 야외광장에서 박지민 MBC 아나운서의 사회로 1시간여 동안 진행된다. 개막식에는 고광헌 서울신문 사장을 비롯해 송하진 전북도지사, 이철우 경북도지사, 김경수 경남도지사, 가야문화권지역발전시장군수협의회장인 곽용환 경북 고령군수를 비롯해 협의회 소속 25개 시군 시장·군수, 정재숙 문화재청장,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한마당 행사를 공동 주최하는 기관장 등이 무대에서 가야문화권 대통합을 다짐하는 퍼포먼스로 개막식이 마무리된다. 3개 도 도지사와 시장·군수 등이 무대 화면에 나타나는 각 기관을 표시하는 로고 영상에 손을 갖다 대면 축포가 터지고 3개 도 및 협의회 소속 25개 시군 로고가 교차된 뒤 행사 구호인 ‘함께 가야 해’라는 하나의 로고로 바뀐다. 참석자들은 마지막으로 ‘역사문화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현수막을 들어 보이며 국회 등에 조속한 법 제정을 촉구할 예정이다.

● 전북·경남·경북 ·25개 시군 홍보관 지자체 정보 한눈에

국립중앙박물관 야외광장에서는 가야문화영상관을 비롯해 가야문화유물관(가야유물 홀로그램), 가야지역 박물관참여 체험관, 전북·경북·경남 3개 도 홍보관, 가야시군협의회 소속 25개 시군 홍보관이 3일간 운영된다. 참가 광역·기초자치단체들은 각 지역의 가야고분군과 유적, 지역 관광지, 축제 등을 소개하는 지역홍보관을 운영해 해당 지자체와 관련된 유익한 정보를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다.

가야시장군수협의회 소속 지자체 가운데 박물관이 있는 시군과 국립중앙박물관은 상설 가야박물관의 주요 전시 내용을 체험할 수 있는 박물관 체험관 부스를 운영한다. 장수군 체험부스를 비롯해 김해시 대성동고분박물관, 함안군 함안박물관, 고령군 대가야박물관, 고령 우륵박물관, 합천군 합천박물관, 고성군 고성박물관, 창녕군 창녕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 등 9개 가야박물관 체험관이 운영된다. 가야고분군 세계유산등재추진단에서도 3개 도에 소재한 가야고분군 등재 추진에 관한 내용 등을 소개하는 부스를 운영한다.

방문객을 위한 볼거리로 다양한 공연도 열린다. 고령군립가야금 연주단과 고성 오광대 놀이팀, 전북도립국악원 창극단 등 가야권 지역 3개 팀이 금·토요일 공연할 예정이다. 싱어송라이터 이훈주, 신민아 가야금 연주팀, 대금 연주자 조성광 등 7팀이 행사 기간 공연을 선보인다.

●전문가 초청 ‘가야문화권 지역발전 모색’ 포럼

개막식에 이어 오후 3시부터는 국립중앙박물관 대강당에서 ‘가야문화권 지역발전과 영호남 화합을 모색하는 포럼’이 개최된다. 2시간 40분 동안 진행되는 포럼에는 가야사 및 가야문화 관련 전문가들이 기조발제 및 발표, 토론자로 참가해 가야문화권 지역발전 및 화합을 위한 깊이 있고 다양한 토론을 진행하며 의견을 제시한다.

곽용환 고령군수가 ‘가야문화권 지역발전과 영호남 화합’을 주제로 발표하는 기조발제로 포럼이 시작된다. 이어 국토연구원 부동산연구원장을 지낸 채미옥 대구대 교수가 ‘가야문화권의 조사, 정비 및 지역개발 방안’에 대해 발표한다. 김태영 경남연구원 연구기획조정실장은 ‘영호남 상생협력 추진현황 및 전략과제’라는 제목으로 발표한다. 장세길 전북연구원 연구위원이 ‘가야역사문화유산의 지역연계 통합관광 활성화 방향’을 발표한다. 3명의 전문가 발표가 끝나면 서철현 대구대 교수가 좌장을 맡아 유진상 창원대 교수, 채미옥 교수, 김태영 연구기획조정실장, 장세길 연구위원, 양진연 경남대 교수, 박록삼 서울신문 논설위원 등이 전북·경남·경북 3개 도 가야문화권의 공동 발전방안 등을 심도 있게 논의하는 종합토론을 이어 간다.

다음달 13일에는 2차 포럼이 영호남 가야문화권 한마당 행사로 진행된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송하진 전북도지사

“전북 동부서 유적 잇단 발굴 ‘가야사 새 조명’ 과제
영남과 다른 ‘봉수·제철’ 동북아 교량 역할했을 것
특별법 제정·지속적 연구로 역사적 가치 일궈야 ”

송하진 전북도지사가 14일 서울신문과 만나 전북가야의 정체성과 역사적 의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송 지사는 “전북가야와 영남가야가 구별되는 점은 봉수와 제철유적”이라며 “이는 전북 동부지역에 매우 발전된 독자적 정치체로서 전북가야가 존재했음을 알 수 있는 징표”라고 강조했다.
전북도 제공

송하진 전북도지사는 14일 “전북가야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계승·발전시켜 동서교류와 동서화합의 역사를 복원·계승하겠다”고 밝혔다.

송 지사는 “전북 동부 7개 시군은 ‘지붕 없는 가야사 박물관’으로 이를 하나로 묶어 ‘봉수왕국 전북가야’라고 명명했다”며 “가야문화유산을 집중적으로 발굴·복원하고 세계유산에 등재해 전북 자존의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특히 “전북 동부지역에서 발견된 가야 유적은 가야사를 새롭게 조명해야 할 과제를 제시했다”면서 “유적의 규모와 중요성에 비해 연구 역사가 짧은 만큼 정부의 집중적인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북은 백제문화권으로 인식돼 왔다. 가야문화권과 전북의 관계는.

“1972년 임실에서 우연히 가야토기가 발견돼 전북가야의 존재를 세상에 처음 알렸다. 이후 백제문화권으로 설정됐던 전북 동부지역에서 가야유적이 잇따라 발견됐다. 가야의 발전 과정을 풍부하게 보여 주는 독창적이고 우수한 유적과 유물이 많아 동부 7개 시군을 묶어 전북가야라고 명명했다. 이 지역을 독자적 정치체인 장수가야(반파)와 남원 운봉가야(기문)로 보는 시각도 있다.”

-전북 동부지역에서 가야 관련 유적과 유물이 대거 발견됐다. 역사적 의미는.

“그간 가야사 연구는 영남지역 6가야 중심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전북 동부지역에서 다양한 가야유적이 발굴돼 가야사를 새롭게 조명해야 할 과제가 주어졌다. 전북 동부지역에서는 100여개의 봉수, 230여곳의 제철유적이 발견됐다. 지배층의 물품이었던 금동신발과 철제초두, 말발굽 등도 발굴됐다. 이는 전북가야가 존재했음을 알 수 있는 증거이기도 하다.”

-전북 가야문화유산이 영남과 다른 점은.

“영남가야와 전북가야를 구분하는 대표적인 유산은 ‘봉수’와 ‘제철유적’이다. 전북가야는 변방의 급박한 소식을 중앙에 알리는 통신수단과 제철기술을 보유했던 만큼 매우 높은 수준의 문화를 누렸고 강력한 국가가 존재했음을 보여 준다. 제철유적은 철을 매개로 중국, 일본까지 이어 주는 동북아의 교량이자 국제적인 무역도시 역할도 담당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전북가야가 가야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전북가야는 일제강점기부터 조사·연구가 이뤄진 경상가야에 비해 역사가 짧아 비중을 비교하긴 이르다. 그러나 전북가야의 유적과 유물은 매우 다양하다. 앞으로 본격적인 발굴과 학술연구가 이뤄지면 전북가야의 역사적 비중은 급상승할 것으로 본다.”

-가야문화권 조사와 연구사업이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됐다. 전북의 계획은.

“가야문화권 조사·연구사업이 국정과제에 포함된 이후 전북가야사 연구복원사업도 탄력을 받고 있다. 2017년부터 전북가야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집중 발굴·연구한 결과 497곳에서 822건의 유적이 발견됐다. 2022년까지 남원 유곡리·두락리 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와 4개 유적의 국가사적 지정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15개 후보 유적을 선정했다. 전북가야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활동도 펼치고 있다. 지난해 봉수왕국 전북가야 선포식을 열고 기념비를 건립했으며 올해부터는 전북 가야문화권 7개 시군에서 돌아가며 ‘봉수왕국 전북가야 한마당’을 개최한다. 전북가야 다큐멘터리와 홍보 책자 제작도 마쳤다. 앞으로 관련 문화콘텐츠를 개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전북가야의 정체성 확립과 계승 방안은.

“전북가야는 봉수와 제철기술을 보유한 지역이었다. 삼국시대 봉수로의 최종 종착지가 전북 장수라는 점, 제철유적이 밀집돼 있다는 점 등이 독자적 정치체인 전북가야의 정체성을 보여 주는 증거다. 앞으로 유적 발굴조사, 학술연구 및 국내·국제 학술대회 개최로 봉수왕국 전북가야의 정체성을 확립해 가겠다. 전북가야는 유적의 규모와 중요성에 비해 연구 역사가 짧다. 정부의 집중적인 지원과 관심이 필요한 이유다.”

-중요 자원 발굴과 거점사업 추진, 지역 발전과의 연계 방안은.

“전북가야 유적은 7개 시군에 방대하게 걸쳐 있다. 이들을 하나로 묶어 내면서도 지역별 유적의 특징을 존중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전북가야가 자리잡은 백두대간의 생태 자연과 지역별 가야유적, 전북도가 선도적으로 추진 중인 홀로그램 산업 등을 접목하는 새로운 역사문화관광콘텐츠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 정부와 함께 체계적인 발굴조사와 학술연구를 진행하는 동시에 7개 시군과 손잡고 관광콘텐츠 개발에 노력하겠다. 가야유적을 중심으로 백두대간 생태자원, 전북가야의 브랜드화 그리고 인지도 제고를 위해 ‘전북가야 방문의 해’ 지정도 구상하고 있다.”

-전북가야의 지속 가능한 활용 방안은.

“전북가야의 신비가 1500년이 지나서야 조명을 받게 됐다. 베일을 벗기 시작한 전북가야가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으려면 국회에 상정된 ‘역사문화권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 제정이 시급하다. 국가 차원의 가야문화 진흥 전담기관 설립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도에서도 전북가야 진흥을 위한 종합계획 수립, 세부사업 추진과 함께 도 차원의 제도 마련과 전담기관 지정 등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김경수 경남도지사

“경남 가야사, 전설 아닌 역사로”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지난 11일 도지사실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가야사 조사, 연구·복원의 의미와 경남도의 가야사 조사, 연구·복원사업 방향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 지사는 가야사 조사·연구 및 정비·복원사업을 안정적이고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관련 법이 하루빨리 제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남도 제공

“가야문화권 조사연구 및 정비가 국정과제로 선정된 중요한 취지 가운데 하나는 가야사 연구 복원이 영호남 벽을 허물고 통합과 화합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15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3일간 열리는 ‘영호남 가야문화권 한마당 행사’에 대해 “영호남이 함께 모여 화합 행사를 갖는 자체만으로도 매우 의미가 있으며 남부권 균형발전에 정부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김 지사는 “가야사 복원의 법적 근거가 될 ‘역사문화권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 제정과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 추진을 성공적으로 이뤄 내는 데도 영호남 가야문화권 한마당 행사가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1일 김 지사로부터 가야사 복원 의미 등에 대해 들어 봤다.

-가야사 연구·복원의 의미는.

“잃어버린 역사 복원, 한일 간의 해묵은 갈등 해결, 국가균형 발전 등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역사학계에 따르면 가야 역사는 기원전부터 대가야가 멸망한 562년까지로 본다. 600년간 존속했다. 조선왕조 500년보다 길다. 가야 영역은 경남을 넘어 호남 남해안과 내륙지역까지 많게는 20여개국이 있었다. 따라서 가야사 복원·계승 사업은 영호남이 함께 해야 해 교류와 소통에 기여한다. 가야는 그동안 고구려와 백제, 신라 삼국 중심 역사에 가려졌다. 역사교과서에서도 삼국에 비하면 턱없이 작게 다뤄졌다.

늦었지만 문헌기록에만 의존해 왔던 가야사를 전설이 아닌 역사로 되살려야 한다. 일본의 역사 왜곡과 식민사관을 극복하는 출발점이라는 의미도 있다. 일제강점기에 한반도 식민 지배를 정당화하기 위해 고대 한반도 남부지역을 지배했다는 임나일본부설을 만들면서 가야 관련 문헌과 유적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왜곡했다. 가야고분군 발굴조사와 성과가 일제가 왜곡·축소한 가야의 본래 모습을 되살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최근 체계적인 가야고분군 조사발굴을 통해 가야가 고대 동아시아 문화교류를 주도하고 일본 고대문화 성립과 발전에도 큰 영향을 줬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이런 성과는 한일 사이 해묵은 갈등을 풀어 나가는 접점이 될 수 있다.

또 가야사 복원은 수도권 일극주의 극복과 분권 및 다양성이 절실한 현시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가야는 강국이 약소국을 통합하고 중앙이 지역을 강제하는 중앙집권국가로의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 공존과 교류를 통한 다양성을 역사의 방향으로 선택해 600년간 존속했다.”

-경남도는 가야사 복원사업에 앞장선다.

“가야사 연구복원은 우리 고대사에서 소외된 가야의 역사를 제대로 평가받게 하려는 것이고 ‘전설 속의 나라’를 ‘역사 속의 나라’로 자리매김해 가는 일이다. 특히 경남지역은 가야문화의 중심 지역이다. 경남이 가야사 연구복원을 앞장서 추진하는 것은 당연하다.”

-가야사 연구·조사·복원 방향과 계획은.

“경남도는 ‘가야문화권 조사연구 및 정비 국정과제’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2017년 7월 전국에서 가장 먼저 가야사복원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2018년부터 2037년까지 20년 동안 추진할 ‘경남도 가야문화권 조사연구 및 정비 종합계획’을 마련했다. 2018년 1월에는 과 단위 전담부서를 설치하고 사업 추진에 전력을 쏟고 있다. 가야사 연구복원사업은 ‘조사연구 및 복원정비’와 ‘가야역사문화도시 조성’ 2개로 나눠 추진한다. 사적이나 도 기념물로 지정된 유적은 종합정비계획에 따른 체계적인 복원정비사업을 할 계획이다. 가야문화유산의 가치를 도민들이 고루 누릴 수 있도록 관광자원화 사업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그동안 가야사 연구·조사·복원사업의 주요 성과는.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가야유적·유물의 국가문화재 지정과 발굴이다. 지난 2월 ‘창녕 계성 고분군’에 이어 지난달 ‘함안 가야리 유적’ 등 경남도 가야유적 2건이 국가사적으로 지정됐다. 또 가야시대 금귀걸이와 고리자루큰칼 등 출토유물 5건이 12월쯤 보물로 지정될 전망이다. 지난해부터 경남지역에서 놀랄 만한 가야유적과 유물도 잇따라 발굴됐다. 함안 말이산 13호분에서 석관 덮개돌에 가야시대 별자리가 새겨진 게 확인됐다. 그동안 기록과 구전으로만 전해 오던 아라가야 왕성지도 발견됐다. 창원 현동 유적에서는 600여기의 가야고분과 다양한 형태의 상형토기가 발굴됐다. 배모양 토기 등은 국보나 보물급으로 평가됐다. 기록으로만 전해져 가야권 증명이 어려웠던 의령·하동·산청·거창군 등에서 학술조사하고 있다. 경남에서 가야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가야사 연구·복원에 정부 등의 지원도 필요할 텐데.

“이 사업을 안정적이고 체계적으로 추진하려면 행정·재정 지원의 근거인 법률이 빨리 제정돼야 한다. 정부도 사업 추진을 뒷받침하는 법이 없어 답답해한다. 고구려·백제·신라·가야문화 연구·조사와 발굴·정비를 통한 가치 재조명과 관광자원화 등에 관한 내용을 담은 ‘역사문화권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이 지난 4월 국회에서 발의됐으나 아직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여러 의원이 노력하고 있어 올해 안에 제정될 것으로 기대한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이철우 경북도지사

“가야문화는 경북의 블루오션”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14일 집무실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문재인 정부의 가야 연구복원사업을 국내로는 삼국 역사로부터 밀려났던 가야사의 정체성을 확고히 확립하고, 국외로는 가야 관련 국가들과의 동질성을 회복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경북도 제공

“가야사 연구복원사업이 한반도의 고대사를 삼국이 아닌 ‘사국’으로 정립하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인도와 말레이시아 등 세계 가야 관련 국가들과 활발한 교류와 협력을 통해 동질성을 회복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2019 영호남 가야문화권 한마당’ 행사를 하루 앞둔 1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반도 남부를 지배했던 고대 가야는 기원경부터 600년간 존립했지만 신라나 백제, 고구려 등 삼국보다 주목을 받지 못한 채 소외돼 왔다”며 “이번 가야사 복원사업이 가야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국민들에게 가야를 각인시켜 역사 인식을 새롭게 하는 중요한 기회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대 가야사를 재조명하는 사업은 영호남의 뿌리를 함께 찾는 것으로 상호 간 벽을 허물고 화합을 도모해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인 가야사 연구와 복원사업의 의미는.

“그동안 삼국문화에 밀려났던 가야문화의 실체 규명과 연구 기반 조성, 관련 유적의 보수·정비·발굴·복원 등 다양한 분야에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이 사업을 통해 국가 균형발전을 도모하고 영호남을 아우르는 가야문화권 공동 발전을 위한 새로운 백년대계가 수립될 것이다. 또 일본이 가야국을 ‘임나일본부’라며 역사 왜곡을 주장하는 상황에서 가야사 복원은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다.”

-정부의 가야사 복원사업이 처음은 아니다.

“김대중 정부 때인 1999년 처음으로 ‘가야역사문화 복원정비사업’이 추진됐으나 노무현 정부 때는 예산 문제로 미완에 그쳤다. 이후 지지부진하던 가야사 사업이 문재인 정부 출범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경북도는 지난해 발굴된 고령 대가야 궁성터를 비롯해 주산성, 지산동 고분 등 가야유적 정비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 이번 정부의 가야사 연구·복원사업 계획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해야 한다.”

-하지만 정부의 가야 관련 예산 지원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지적이 있다.

“사실 기대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올해 경북도가 추진하는 가야 관련 13개 사업에 지원된 국비가 모두 60억원 정도에 그친다. 다른 국정과제에 비해 현저히 적다. 특히 정부가 각종 개발사업에 따른 매장문화재 발굴 및 조사 비용을 자치단체 등 개발 주체가 부담하도록 해 어려움이 많다. 국가가 땅속에 있는 매장문화재 소유권을 가지면서도 정작 발굴 비용은 부담하지 않는다. 마땅히 국가가 발굴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가야문화권 개발사업에서 경북이 후순위로 밀려날 우려도 있다.

“일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부산·경남지역 공약의 하나로 ‘가야문화권 개발과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을 약속한 것을 놓고 경북 소외론을 들고 있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대통령은 2017년 1월 ‘가야사 연구 복원은 영호남이 공동으로 할 수 있는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정부 차원에서 추진되는 가야사 복원사업이 협력과 상생 방식으로 이뤄질 것으로 믿는다.”

-2022년 대가야를 비롯한 가야고분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추진 중이다. 기대 효과는.

“먼저 가야문화권이 세계적인 문화관광도시로 발돋움할 것으로 기대된다. 가야문화가 국제적으로 관광자원화돼 국내외 관광객이 늘고, 고용과 수입의 기회가 증대돼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다. 도내 세계문화유산인 석굴암과 불국사, 경주 역사유적지구, 한국의 역사마을(하회마을·양동마을) 등과 연계돼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 대가야의 도읍지인 고령이 경주에 버금가는 역사문화관광도시로 우뚝 서길 기대해 본다.”

-경북 가야문화권에 대한 연구가 고령 대가야 중심으로 진행된다. 성주와 상주 등 다른 지역으로 확대할 계획은.

“경북도는 일찍이 2001년에 고령·성주·구미·칠곡·김천·상주 등 6개 시군과 함께 ‘가야문화권 개발계획’을 마련했다. 10년 동안 국·지방비 등 1조 4102억원을 투입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하지만 국비 확보의 어려움으로 계획이 사실상 무산됐고, 가야문화·유적이 뚜렷한 고령 대가야 중심으로 사업이 치중돼 왔다. 늦은 감은 있지만 도내 전반적인 가야문화의 실체를 제대로 밝혀 나가는 작업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시급하다. 가야사업을 구미, 김천, 상주, 문경 등지로 확대하기 위해 관련 용역을 준비하고 있다. 가야문화권은 경북의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적극 육성해야 한다.”

-경북도가 관광문화 진흥을 위해 3대 문화권(유교·가야·신라)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가야 관련 사업을 소개하면.

“경북의 미래 관광문화를 선도해 나갈 3대 문화권 사업의 하나로 고령과 성주에 총사업비 660억원을 들여 ‘대가야생활촌’과 ‘가야산역사신화테마관을 조성했다. 대가야생활촌은 1600년 전 대가야를 대표하는 철기와 토기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불묏골과 공방촌 등 학습체험과 관광숙박을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가야산역사신화테마관은 가야문화권의 역사와 신화, 문화와 생태를 재조명하고 이를 체계적인 관광 인프라로 구축·발전시킨 신개념 테마관이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2019-11-15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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