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7급 27명 모집에 2명 응시
전염병 예방·진단·위생검사 차질
야근 격무에 처우도 열악해 기피
전북도는 가축전염병 방역 업무를 수행하는 수의사 채용공고를 내도 응시자가 적어 지방자치단체마다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조류인플루엔자, 구제역, 아프리카돼지열병 등 가축전염병을 방역해야 하는 지자체들이 심각한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전북도의 경우 지난달 수의직 7급 공무원 27명을 채용하기 위해 공고를 냈으나 겨우 2명만 응시해 대량의 미달 사태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전북도의 수의직 공무원은 121명 정원에 108명만 있어 13명이 결원이다. 군산·익산·김제 지역의 가축 질병 예방과 진단, 관할 도축장 9곳의 위생검사, 축산식품 검사 업무를 하는 동물위생시험소 북부지소의 경우 정원이 37명인데 최근 수의사 1명을 뽑고도 4명이나 부족한 상황이다. 도내 14개 시군도 지자체마다 2~5명의 수의사가 필요한데 장수·고창·부안 등 3개 군은 한 명도 없는 실정이다.
이같이 지자체가 수의사 구인난을 겪는 것은 격무에 비해 처우가 낮아서다. 수의직 공무원은 1년 12개월 비상근무를 해야 하고 특별방역대책기간인 10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는 매일 야근할 정도로 격무에 시달린다.
하지만 수의직 7급 신규 임용자의 보수는 월 250여만원으로 동물병원의 절반 수준이다. 최근 반려동물 문화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관련 산업이 크게 성장해 수의사의 처우가 더 좋아졌고 진로도 다양해졌다.
수의학과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지역대학에 외지 학생들이 대거 진학하는 것도 지자체들이 수의직 공무원을 구하기 힘든 요인이다. 전북도에서 유일하게 수의학과가 있는 전북대는 매년 50명씩 뽑지만 지역 출신은 10% 미만으로 알려졌다. 전북대는 내년부터 수의학과 입학 정원의 30%를 지역인재로 선발하기로 해 지자체의 수의사 구인난을 해결할 대안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전주 임송학 기자
2022-04-15 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