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 전공의 부족 상황 우려
소수에 업무 과중·수도권 선호
인턴 9.2%·레지던트 7.5% 그쳐
수련병원 지정 조건도 까다로워
“기관 기준 완화하고 인원 늘려야”
780만명이 사는 부산, 울산, 경남 지역 의료기관에 배정된 치과 인턴 수가 전국의 9.2%에 그치는 등 전공의가 턱없이 부족해 응급의료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6일 부산시와 부산시치과의사회에 따르면 올해 부울경 지역 치과 인턴 수련 병원과 정원은 경남 양산 부산대치과병원 33명, 부산 서구 부산대병원 3명으로 모두 36명이다. 수련병원 수로 보면 전국 33개의 6.1%, 정원 수로는 392명의 9.2%에 불과하다. 반면, 서울과 경기에 21개(60.1%) 수련병원, 정원 187명(47.7%)가 집중돼 있다.
레지던트의 경우 부산은 부산대병원 1명, 동아대병원 2명, 인제대 부산백병원 2명이고 경남은 부산대 치과병원 23명, 울산은 울산대병원 2명 등 총 30명이다. 이 역시 전국 정원 399명의 7.5%에 그친다.
이처럼 전공의가 부족해 치과 응급 진료에 차질을 빚고 있다. 치아나 턱 골절 등 외상을 입은 환자는 대학병원 등 상급 병원에서 치료받아야 하는데 전문의를 보조하고 당직근무를 하는 전공의가 없다면 응급 진료를 할 수 없어서다.
실제 부산백병원은 수년째 레지던트 지원자가 없어 응급 진료를 하지 못하고 있다. 동아대병원도 레지던트 8명 중 4명이 내년 수련을 마칠 예정으로, 충원하지 못하면 응급 진료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부산시치과의사회 관계자는 “몇 안 되는 전공의가 과도한 업무를 감당하다 보니 지역 의료기관 지원을 기피하고, 상대적으로 여건이 좋은 수도권 병원을 선호하면서 지역은 인력난이 고착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말했다.
이에 시와 부산시치과의사회가 ‘보건 의료 정책상 필요한 경우 보건복지부 장관이 수련 기관 지정 기준을 달리할 수 있다’는 예외 규정을 적용해 달라고 복지부에 요청했다.
유현호 부산시치과의사회 치무이사는 “부울경 인구수에 비해 부족한 치과 전공의 배정 확대가 시급하다”며 “인턴 배정을 늘려야 치과 필수 인력의 지역 외 유출을 방지하고, 응급진료 체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 정철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