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서대문보건소 6층 강의실. 이제 스물을 갓 넘은 선생님이 다가가자 아버지뻘은 되어보이는 ‘학생’들이 바짝 긴장한다.
“Who is this?(이 사람이 누구죠?)” “This is English teacher.(영어 선생님입니다.)”
순발력으로 위기를 넘긴 학생들이 씩 웃자 선생님도 미소를 짓는다.
서대문구(구청장 현동훈)의 무료 외국어 강좌 시간. 학생들은 서대문구청 직원들로 막내동생이나 딸뻘밖에 되지 않는 원어민 강사 리처드 강(21·여)의 한마디 한마디를 경청하는 모습이 사뭇 진지하다. 외국인 민원인에게 입 한마디 뻥긋하지 못한 동사무소 여직원이 영어회화를 배우는 과정을 그린 영화 ‘영어完전정복’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하다.
서대문구가 직원들의 능력 개발을 위해 영어와 일본어, 중국어 등 무료 외국어 강좌를 마련해 눈길을 끌고 있다. 외국어강좌에는 직급이나 나이와 상관없이 많은 직원들이 참여해 큰 호응을 보이고 있다.
이날 영어 강좌에는 직원 40여명이 모여 향학열을 불태웠다.1주일에 두번씩 1시간30분 동안 진행되는 영어 강좌는 기본적인 문법부터 실생활에 이용되는 대화법까지 초급 수준의 영어회화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일본어와 중국어 강의도 1개반씩 1주일에 1∼2차례 진행되고 있다.
3개 외국어 강좌에 참여하는 인원은 모두 110여명으로 지난 3일 첫 강의를 시작했으며, 내년 6월까지 8개월에 걸쳐 초급 과정을 배우게 된다. 강사진도 서초동에 있는 CLI어학원에서 특별히 초빙한 실력파들로 구성됐다.
서대문구는 지난해에도 3개월짜리 외국어 강좌를 진행했지만, 기간이 너무 짧아 실효성이 없다고 보고 이번에 1500여만원을 들여 장기 강좌를 기획했다. 참여하는 직원들은 교재비만 부담하면 된다.
영어 강좌를 수강한 감사담당관실 왕영미(37·여)씨는 “민원실에서 근무할 당시 외국인이 오면 말문이 막히고 매우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면서 “평소 외국어의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막상 시간이 맞지 않아 포기했는데, 구청에서 기회를 줘 너무 좋다.”고 말했다.
서대문구 관계자는 “공무원에게도 외국어 활용 능력이 필수적이라고 판단, 직원들의 능력 향상에 도움을 주기 위해 강좌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글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