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공무원시험 체력검사가 지난해 대폭 바뀐 뒤 응시생들의 절반가량이 탈락하고 있다. 때문에 일부 수험생들은 매월 수십만원의 돈을 내고 체력검사만 전문적으로 대비하는 학원에 다니는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1일 소방관계자에 따르면 서울시 소방재난본부가 지난달 5~12일 실시한 소방공무원 신규채용 체력검사에 3501명이 응시해 무려 1493명(42.6%)이 탈락했다. 앞서 실시된 경남도소방본부 체력검사에서도 816명 중 344명(42.2%)이 불합격 처리됐다.
이처럼 체력검사 통과가 어려운 이유는 지난해부터 측정항목이 대폭 강화됐기 때문. 과거에는 1200m 오래달리기와 제자리멀리뛰기, 윗몸일으키기 등 일상적인 항목을 측정했지만, 지난해부터는 악력(握力·쥐는 힘)·배근력(背筋力) 등이 포함됐다. 윗몸일으키기 통과 기준은 과거 분당 33회(남자 기준)에서 43회로 강화됐다. 오래달리기도 무작정 달리는 게 아니라 처음에는 천천히 달리다 40m마다 속도를 점점 내도록 바뀌었다.
체력검사가 강화된 이유는 과거 검사방법이 응시생들의 체력을 제대로 측정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따른 것. 이에 소방방재청은 국민체육진흥공단 체육과학연구원에 용역을 의뢰해 새로운 검사방법을 도입했다.
새로운 체력검사에서 수험생들이 가장 많이 떨어지는 항목은 ‘악력 측정’과 ‘제자리멀리뛰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소방학교 관계자는 “악력 측정의 경우 측정기계를 무작정 꽉 쥐기보다는 서서히 힘을 주는 게 좋은데, 일부 수험생은 요령을 몰라 점수가 잘 나오지 않기도 한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부 수험생들은 한 달에 수십만원을 주고 체력검사만 전문적으로 대비하는 학원에 다니기도 한다. 경기도에 있는 한 학원은 한 달에 12~16회씩 체력관리를 해주고 30만원의 수강료를 받는다.
이 학원은 원래 체대 입시생을 겨냥한 곳이지만, 소방공무원 체력검사 준비자들이 많아지자 따로 반을 개설했다. 체력검사 점수는 필기시험과 합산돼 최종합격자 선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응시생들은 비싼 학원비를 감수하는 분위기다.
현재 각 지방자치단체는 소방공무원 최종합격자를 선정할 때 체력검사 결과는 24점, 필기시험 점수는 76점으로 각각 환산해 결정한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