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결과 세종시와 관련없다고 생각… 고교 입시제도 어떤 형태로든 손질해야
“결자해지의 심정으로 세종시를 명품도시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정운찬 국무총리는 취임 한 달을 맞아 29일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세종시 원안 수정에 대한 변함없는 의지를 강조했다.
정 총리는 간담회 인사말을 통해 “지난 한 달은 경청과 모색의 시기였다.”면서 “세종시와 관련해 다양한 의견을 들었고, 이를 체계적으로 수렴하는 방안을 놓고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기업과 연구소, 학교 등 다른 기능을 많이 보완해 세종시의 자족도를 더 올리겠다.”면서 “자족도가 20%가 되느냐 25%가 되느냐 하는 식으로 답변하기는 힘들지만 현재보다 높아지지 않으면 유령도시가 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원안+α’ 발언과 관련, “특별법을 만든 주역으로서 할 수 있는 말씀”이라면서 “정치의 요체가 신의와 약속이라는 말에도 동의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세종시 문제는 정치적 신뢰 이전에 국가적으로 막중한 사안”이라면서 “박 대표를 한번 만나서 무슨 생각을 갖고 있는지 듣고 싶다.”고 말했다.
●“재·보선 여도 야도 이긴 듯”
이어 “제 생각을 정리해 말씀드리면 박 전 대표도 동의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갖고 있다.”고 부연 설명했다.
박 대표와 관련된 질문에 답변할 때는 단어 하나하나에 신경을 쓴 듯 미리 준비한 답변서를 읽었다.
정 총리는 또 28일 재·보선 결과가 세종시 정책에 영향을 미치겠느냐는 질문에 “어제 선거 결과 여당도 이기고 야당도 이긴 것 같다.”면서 “선거결과가 세종시와는 직접 관련이 없다는 것이 개인적 생각”이라고 답변했다.
●주택·사교육이 가계빚 해결 열쇠
최근 정치권과 교육계의 외국어고 폐지 논란에 대해서는 “외고가 (당초) 목적대로 움직이고 있지 않으며, 외고 등 특목고만이 학생들을 선발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어떤 형태로든 고교 입시 제도를 변화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현재 우리나라 가계빚이 600조원이나 된다.”고 지적하면서 “첫째는 주택, 둘째는 사교육 문제를 해결해야 가계빚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취임 당시 거론했다가 비판을 받기도 했던 ‘가마론’과 관련, “민주국가에서 총리가 어떻게 가마를 타겠느냐?”고 반문하면서 “총리와 총리실의 동료들은 가마꾼이 되고 국민이 가마를 타야 한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30일 공주와 금강 유역을 방문한다. 4대강 현장을 방문하는 차원이지만 취임 후 처음으로 세종시 관련 지역에 공식적으로 발을 내딛는 것이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도운기자 dawn@seoul.co.kr
2009-10-30 12:0: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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