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전자파 꼼짝마!… ‘차단제’ 세계시장 점유율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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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안양시 만안구 안양8동 파낙스 이엠 기술연구소 연구진들이 전자파 차단소재 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
주력 생산 제품은 전자파를 차단해 주는 소재이다. 전자파는 인체뿐 아니라 전기·전자 제품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자체 기기는 물론 주변 기기 오작동을 유발하기 때문에 전자파가 외부로 나가거나 외부에서 들어오는 것을 차단해 주는 기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파낙스 이엠은 휴대전화, 노트북, PC, 내비게이션 등 전자제품에 필수적인 전자파 차단 코팅제와 개스킷(두 개의 고정된 부품 사이에 끼워 넣는 패킹)을 생산하는, 세계에서 몇 안 되는 기업 중 하나이다. 동종 기업으로 국내에서는 파낙스 이엠을 포함해 2곳, 해외에서는 독일 1곳과 미국 1곳 등 모두 4개 회사에서 비슷한 종류의 전자파 차단제를 생산하고 있다. 전 세계 전기·전자 제품 시장에서는 독일 업체가 1위, 파낙스 이엠이 2위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스마트폰 시장에서만큼은 파낙스 이엠이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스마트폰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이 회사 매출도 덩달아 늘고 있다. 회사 설립 첫해인 2006년 50억원가량 하던 매출이 6년 만인 지난해 224억원으로 4배 이상 뛰었다. 전체 매출액 가운데 65%가량은 해외 수출로 거둬들인 것이다. 중국을 중심으로 타이완, 베트남 등지가 주요 수출시장이다. 회사 규모가 커지면서 부산에 1·2 공장을 설립하고 중국 상하이에도 해외사무소를 뒀다. 지난해 1000만 달러 수출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여기까지 오는 동안 시련도 있었다. 2008년을 전후해 전자파를 차단해 주는 방식에 변화가 생겼다. 그동안 파낙스 이엠의 주력 생산품은 플라스틱 제품에만 적용되는 전자파 차단용 코팅제였는데 휴대전화 시장이 폴더형에서 스마트폰으로 바뀌고 있었다. 폴더형 휴대전화는 외장이 플라스틱 재질인 반면 스마트폰은 마그네슘 재질이어서 코팅제는 쓸모가 없어져 버렸다. 시장이 사라진 순간이었다. 이 때문에 2009년에는 매출이 36억원으로 급감했다.
회사는 위기의식을 느꼈다. 이러다 회사가 망할 수도 있다는 공포감에 휩싸였다. 휴대전화의 트렌드가 스마트폰으로 옮겨가는 환경 변화에 신속히 적응하는 것 외에 뚜렷한 대안이 없다고 판단, 연구 개발에 전력투구했다. 스마트폰 기기에 적용할 수 있는 전자파 차단용 개스킷을 개발하고 문제점들을 보완하면서 독창적인 원천기술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덕분에 특정기기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정보기술(IT) 기기별, 용도별로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제품군도 갖게 됐다.
현재 전자파 차폐용 개스킷 및 도전성 도료에 관한 국내 특허 14건을 비롯, 관련 해외 특허 7건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외에도 출원 중인 특허 3건이 더 있다.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홍기화 대표이사는 “파낙스 이엠은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급성장하는 경기도의 강소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제2, 제3의 파낙스 이엠이 나올 수 있도록 유망 중소기업에 대한 연구 개발 및 자금, 무역, 해외마케팅 등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글 사진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2013-04-08 1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