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스펙… ‘국민시험’으로
올해 두 번째로 치러지는 제23회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이하 한국사시험) 접수가 지난 6일 마감됐다. 국사편찬위원회가 주관하는 한국사시험은 최근 ‘국민 시험’으로 떠오를 만큼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2012년 15만 7015명이 응시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그 두 배에 달하는 34만 802명이 시험을 치렀다. 올해는 첫 시험이었던 지난 1월에만 10만 9218명이 응시해 뜨거운 열기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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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국비 유학생과 해외 파견 공무원, 이공계 전문 연구요원(병역) 선발 때 치러야 하는 국사 시험을 한국사시험 3급 이상 합격으로 대체할 수 있다. 또 일부 공기업 및 대기업에서도 올바른 역사관을 가진 응시자를 선발하겠다며 사원 채용과 승진에 한국사시험 성적을 반영하고 있는 추세다.
한국사시험이 새로운 ‘스펙’으로 자리 잡으며 덩달아 관련 학원 강의와 동영상 강의의 수강신청도 쏟아지고 있다. 서울 동작구 노량진의 한 학원 관계자는 “한국사시험의 특전이 다양해짐에 따라 공무원 시험 등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며 “한국사 강의 개설에 대한 문의와 관련 교재 구입도 2~3년 전에 비해 부쩍 늘었다”고 전했다.
교원 임용시험을 위해 한국사시험을 준비 중인 이모(25)씨는 “예상문제에 대한 스터디 모임을 만들어 2급을 목표로 준비 중”이라면서 “좀 더 좋은 등급을 받기 위해 암기방을 활용하거나 강의와 독서실 자습을 병행하는 수험생들이 많다”고 말했다.
초·중·고급으로 나뉘는 한국사시험은 초급이 40문항의 4지택1, 중·고급이 50문항의 5지택1로 구성돼 있다. 100점 만점에 60~70점 이상을 받으면 합격하는 인증시험의 성격이다. 최근 합격률은 평균적으로 50% 이상을 웃돌고 있다. 시험 출제유형은 ▲역사 지식의 이해 ▲연대기의 파악(역사사건 및 상황의 시대순) ▲역사 상황과 쟁점의 인식 ▲역사자료의 정보해석 및 분석 ▲역사 탐구의 설계·수행 ▲결론의 도출과 평가 등이 혼합돼 있다. 급수에 상관없이 출제 범위는 선사시대부터 근·현대사까지다.
오는 24일 치러지는 제23회 시험은 다음 달 10일 합격자 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이후 오는 8월 9일 제24회, 10월 25일 제25회 시험이 각각 예정돼 있다. 국사편찬위 관계자는 “자연스럽게 우리 역사에 대한 관심을 확산, 심화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어 반갑게 생각한다”며 “한국사시험을 통해 올바른 교육방향을 제시하고 균형 잡힌 역사의식을 제고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2014-05-08 2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