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아동 10%는 재학대받아
아동 학대 발생 건수가 지난해 처음으로 1만건을 넘어섰다. 학대로 목숨을 잃은 아동은 14명이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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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와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이 30일 발표한 ‘2014 전국 아동 학대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아동 학대 사례 1만 27건 가운데 아동 학대를 저지른 가해자의 81.8%는 다른 이도 아닌 부모였다. 친인척(5.6%)과 대리양육자(9.9%)까지 포함하면 아동을 보호해야 할 의무를 진 친권자 97.3%가 오히려 가해를 한 것이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초중고교 교직원이 가해자인 사례는 539건으로 전체의 5.4%를 차지했다.
아동 학대로 사망한 아동 중 10명은 각각 친모와 친부에게 죽임을 당했다. 양부와 양모는 각각 2건이었다. 사망한 아동 중 8명은 1~2세의 영·유아다.
지난해 발생한 아동 학대를 유형별로 보면 방임이 1870건(18.6%), 정서 학대 1582건(15.8%), 신체 학대 1453건(14.5%), 성적 학대가 308건(3.1%)이었다. 특히 두 가지 이상 유형이 중복된 학대가 4814건(48.0%)으로 가장 많았다.
재학대를 막으려면 가해자와 피해자를 일정 기간 분리해야 하는데도 66.5%가 조사를 받고서 가정으로 복귀했다. 분리보호는 26.0%, 분리보호 후 가정 복귀는 7.3%에 그쳤다. 학대 행위자에게 취한 조치 역시 상담, 교육 등의 지속적인 관찰이 7461건(74.4%)으로 가장 많았다.
아동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것은 인프라 부족 탓이 크다. 지난해 아동 학대 신고 건수는 전년 대비 36.0%나 늘었지만 현재 아동보호전문기관은 55곳뿐이다.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관계자는 “아동보호전문기관과 상담원이 너무 모자라다 보니 아이를 끝까지 돌보고 모니터링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기관 확대와 인력 충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