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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스님 “남편이 신문·커피 가져오라 해도 참으세요” SNS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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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스님
서울신문DB
토크 콘서트 형식의 거리 강연과 각종 저서 등으로 잘 알려진 법륜스님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하나의 글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9일 법륜스님이 게시한 ‘남편에게 쌓인 마음’이라는 제목의 글이 그 논란의 대상이다.

21일 법륜스님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확인한 결과, 법륜스님은 누군가가 자신에게 토로한 고민을 인용한 듯한 문구로 글을 시작했다.

“예전엔 남편이 ‘신문 가져와라’, ‘커피 타 와라’ 이것저것 시켜도 돈을 벌어오니 참았는데 퇴직 후 ‘신문 가져와라’, ‘커피 타 와라’ 이것저것 시키니 하는 일도 없으면서 ‘손이 없나? 발이 없나?’ 더 이상 참아지지 않습니다.”

그런데 법륜스님은 이런 고민에 대해 “그럴수록 남편에게 더 잘해보세요”라면서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이제 푹 쉬세요. 제가 잘 모시겠습니다’ 이런 마음으로 남편을 대해 보세요”라고 밝혔다.

이어 법륜스님은 “처음에는 어색하고 힘들겠지만, 계속하다 보면 남편의 마음에도 아내에 대한 미안함과 사랑하는 마음이 생겨나면서 ‘아, 내가 정말 잘못 살았구나’하며 뉘우치고 깨우치게 될 것입니다”라면서 “이것이 진정으로 남편에게 쌓인 것을 되갚는 방법이지요”라고 덧붙였다.


법륜스님의 이런 발언들은 비록 부부의 화합을 강조하는 취지라 할지라도 결과적으로 남성에 대한 여성의 일방적인 배려와 희생을 강요하고 부추긴다는 점에서 여러 누리꾼들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법륜스님의 글에는 남편이 아내를 어떻게 배려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은 포함돼 있지 않다.

법륜스님 ‘남편에게 쌓인 마음’ 글 논란
토크 콘서트 형식의 거리 강연과 각종 저서 등으로 잘 알려진 법륜스님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하나의 글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9일 법륜스님이 게시한 ‘남편에게 쌓인 마음’이라는 제목의 글이 그 논란의 대상이다. 법륜스님 페이스북 화면 캡처
특히 여전히 남성 중심적인 한국 사회에서 법륜스님의 위와 같은 조언들은 여성에 대한 차별 의식을 조장할 뿐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 글을 본 한 누리꾼은 “부부는 인생의 파트너이지 주종 관계가 아니다”라는 댓글을 남겼고, 또 다른 누리꾼은 “불교에서는 원래 부부관계를 상하관계로 알고 가르치나요?”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다른 누리꾼은 “남의 일방적인 희생을 미화하지 말라”고 답글을 남겼고, “여성 차별과 천대가 만연한 사회에서 이런 조언은 그런 천대를 더욱 심화시킬 뿐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평소 스님 말씀의 요지가 아무리 자기 마음을 어떻게 다스리냐에 달린 것이라지만 이건 아닌 것 같습니다. 어머니 세대 여성들의 삶을 조금이라도 이해하신다면요”라는 댓글을 남긴 누리꾼도 있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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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제공 : 정책브리핑 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