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예술단 선정된 극단 ‘너다워서…’
두달 급여 7만원… 2주 대관료 280만원1500만원 지원 덕에 제작비 걱정 덜어 “다른 거 생각 안 하고 작품에만 집중할 수 있습니다. 돈의 가치 그 이상의 것이 있다고 봅니다.”
3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술극장에서 만난 청년극단 ‘너다워서 아름답다’의 단원 손성현(30)씨는 서울시의 청년예술단사업 참여로 느낀 긍정적인 변화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실제 손씨는 최근 새벽 아르바이트(알바)를 2개에서 1개로 줄이고 연극에 이전보다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시는 매년 공모로 뽑힌 35세 이하(1984년생 1월 1일 이후 출생)로 구성된 청년예술인 단체에 8개월(5~12월) 동안 1인당 예술활동 지원비 월 70만원을 지급하고, 이와 별개로 단체에는 활동계획서의 완성도에 따라 최대 1500만원까지 지원하고 있다. 극단 너다워서 아름답다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공모에 선정됐다. 이날 인터뷰에는 손씨 외에도 같은 극단 소속 지성훈(31)씨와 김해린(30·여)씨가 함께했다.
다른 단원들도 손씨의 의견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덧붙였다. 김씨는 “과거에는 지원금이 따로 없으니까 공연에 참여하는 6~7명이 제작비 때문에 같이 알바를 했다. 개인적으로도 학교에서 예술강사 일을 했지만 월세 등을 내고 나면 돈을 모을 수 없었다”면서 “이제는 여윳돈이 생겼고 지난 4월부터 20만원씩 적금을 붓고 있다”고 말했다. 지씨 역시 “그동안 1년에 두 작품을 무대에 올리려고 하면 그때그때 벼락치기 식으로 모여서 했다. 그런데 활동비가 있고 생활이 조금 안정을 찾으니 작품을 올리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까’ 하고 기획자 마인드를 갖게 됐다”고 강조했다.
실제 이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연극인들은 하나의 공연을 올리기까지 수많은 장애물을 넘어야 한다. 대학로의 대관료는 비싼 곳은 하루에 50만~60만원, 가장 저렴한 곳이 20만원 정도라고 한다. 공연 준비에 2주라는 시간만 써도 대관료만 최소 280만원이다. 손씨는 “올해 초 우리가 한 공연의 제작비가 300만원이었다. 기존에 했던 공연의 수익금을 모아서 작품을 만들기는 했는데 연극배우들은 두 달치 노동의 대가로 7만원을 받았다”면서 “이제는 인건비, 대관료 등을 당당하게 낼 수 있다. 그리고 그동안 홍보비를 생각할 여유가 없었는데 홍보에도 신경 쓸 생각”이라고 말했다.
극단 너다워서 아름답다는 청년예술단 사업에 참여하기 전인 2013년부터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왔다. 지씨는 “처음에 ‘기획부터 무대 연출까지 우리가 다 해보자’는 뜻을 가진 청년 5~6명이 모였다. 지금은 20~30대 13명이 열정을 불사르고 있다.
글 사진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2018-07-04 1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