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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 타고 끙끙… 눈가리자 공포 엄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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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부직원15명 장애인 체험기

“힘을 빼지 않으면 휠체어가 절대 앞으로 나아가지 않습니다. 등을 최대한 뒤로 붙이고 눈은 전방 15도를 주시하고 손은 휠체어 핸들링 앞쪽을 잡고 조절하세요.”


행정안전부 인사실 소속 직원들이 지난 10일 서울 강북구 국립재활원을 찾아 장애인체험 프로그램으로 휠체어를 타 보고 있다.
만만해보였던 휠체어 타기는 보기와 전연 달랐다. 행정안전부 인사실 소속 이혜미씨는 계단 대신 뻗은 경사로를 낑낑대며 내려가기 시작했다. 5분도 채 안 돼 얼굴이 땀으로 젖고 온몸의 힘은 쭉 빠졌다.

비포장길도 무섭긴 마찬가지. 이씨는 “평상시엔 눈에 보이지도 않던 2㎝짜리 턱과 요철이 휠체어를 타고 보니 넘을 수 없는 벽이나 마찬가지”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시각 장애 체험은 공포 그 자체였다. 이지헌 인사실 성과후생관은 눈에 안대를 하고 흰지팡이 하나에 온몸을 의지한 채 실내 도로교통체험관에서 인도와 건널목, 지하철 개찰구, 계단을 헤매고 다녔다. 선형(전진)·점형(방향전환) 점자블록은 지팡이로 잘 느껴지지도 않고 그나마 없는 곳에선 어디로 갈지 난감했다. 이 성과후생관은 “인도엔 입간판이 널려 있고 안내자가 없으면 사방이 위험물 천지인 걸 예전엔 미처 몰랐다.”고 말했다.

이 성과후생관과 행안부 인사실 소속 공무원 14명의 10일 장애인 체험은 진땀과 한숨으로 시작해서 깨달음으로 마무리됐다. 서울시 강북구 국립재활원에 마련된 장애 체험관에서 직접 고충을 느껴보고 인사정책에 반영하기 위함이었다.


연금복지과 최영문씨는 “사무실에서 장애인이 편히 일하려면 계단을 대신하는 경사구조물은 물론이고 레버형 손잡이, 옆트임 서랍, 골전도 전화기, 하부공간이 깊이 패인 탁자 같은 보조환경이 필수적이란 사실을 새로 알았다.”고 말했다.

이날 체험은 정부의 장애인공무원 임용확대 정책이 업무환경 부문 지원으로까지 진화해야 할 필요성을 방증한 것. 정부는 고용 취약계층인 장애인을 위해 2000년 국가 및 지자체 장애인 고용 의무제를 시작한 이후 지난해 의무고용 비율을 2%에서 3%로 늘렸다. 지난해말 현재 중앙행정기관에 고용된 장애인은 총 4037명(2.35%).

2004년부턴 7·9급 국가직 채용시 장애인 구분모집을 실시해 올해는 정원 1972명 중 6.59%인 130명이 신규채용됐다. 2008년 중증장애인 특별채용도 시작해 올해 17명을 별도 선발예정이다.

장애인 공무원을 위한 업무환경 부문도 조금씩 진화하고 있다. 행안부, 지경부 등 주요 부처는 지체장애인을 위해 특수작업의자와 높낮이조절테이블, 분리형키보드같은 보조공학기기를 지원하고 있다. 문광부 소속 1급 시각장애 공무원은 점자정보단말기, 화면확대소프트웨어를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 식약청의 청각장애 2급 공무원에겐 문자전화기가 지원된다.

그러나 한나라당 윤석용 의원실에 따르면 전체 46개 중앙행정기관 중 외교부, 교과부, 국방부 등 9개 기관은 여전히 고용률이 1%대에 머무는 실정이다. 조윤명 인사실장은 “내년까지 전 부처가 의무고용률 3%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하고 업무환경도 더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 사진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2010-09-13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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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제공 : 정책브리핑 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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