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효성 있을까
새로운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은 1차년도에 비해 전향적인 내용을 다수 포함시켰지만 근로자의 노동환경을 좌우하는 기업 유인책은 여전히 미흡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기업유인책 미흡·강제력 없어
이와 관련, 정부는 “문제를 함께 공유할 수 있도록 꾸준히 설득하겠다.”는 원칙론 이상의 획기적인 대책은 내놓지 못했다. 비정규직 여성근로자는 사용자와 합의해 육아휴직 기간만큼 계약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했지만, 법적 강제력이 없어 실효성을 담보할 수 없게 됐다. 노조가 없는 영세기업의 여성근로자들은 이 같은 혜택을 누리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기업 편의를 봐주려다 일부 정책은 오히려 시안보다 후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초 직장 보육시설을 설치하지 않은 기업은 명단을 공개하도록 했지만 이 역시 법 개정 후 1년의 유예기간을 두도록 해 지나치게 기업들 눈치를 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은 “명단 공표를 미룬 것은 보육환경 개선의 분위기를 먼저 조성하기 위한 것”이라며 “보다 현실적으로 제도를 마련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기업 배려… 시안보다 후퇴?
이와 함께 정부는 기업의 편의를 위해 직장보육시설 설치기준을 완화해 건물 4층 이상에도 어린이집을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보육시설의 놀이터 인정기준도 기존에는 도로를 횡단해 놀이터를 만들 수 없었지만, 2차선 이내 도로를 횡단해서 이용 가능한 놀이터가 있으면 인근놀이터로 인정토록 했다. 놀이터 설치가 여의치 않은 도시 환경을 배려한 조치라지만 안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신혼부부에 대한 주거부담 경감책도 실제 정책 대상자들이 피부로 느끼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평가다. 정부는 미임대 국민임대주택 입주 우선권을 주겠다고 밝혔지만 미임대분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실효성이 의심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2010-10-27 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