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항~일본 니가타~중국 훈춘~러시아 자루비노를 연결했던 동북아 신항로가 단지 여섯 차례 운항 만에 결국 폐지된 것이다.
속초시는 10일 “동북아 신항로 운항선사인 동북아훼리㈜가 최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법인 해산을 의결하면서 동북아 신항로를 통한 ‘환동해 물류중심도시’ 도약 계약이 어렵게 됐다.”고 밝혔다.
동북아훼리 주주들은 선사의 채권·채무 관계를 모두 정리한 뒤 남은 자본금을 투자 지분에 따라 분배하기로 합의했다.
동북아훼리는 2009년 한국 51%(범한상선 31%, 강원도와 속초시 각각 10%), 러시아 17%, 일본과 중국 각각 16%씩의 지분을 출자해 설립됐다. 그동안 4개국에서 출자한 자본금 40억원은 대부분 소진됐고 현재 남아 있는 자본금은 약 6억 5000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북아 신항로는 2007년 2월 니가타에서 열린 ‘2007 북동아시아 경제발전 국제회의’에서 한·일·중·러 4개국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새로운 국제항로 개설에 공감하면서 본격 추진됐다.
하지만 동북아 항로는 첫 출항부터 삐꺽거렸다. 시작부터 여객 및 화물터미널 보안업체를 선정하지 못해 정식 해상운송사업면허 교부 문제가 불거졌다. 첫 취항 때 취항식을 하고 니가타와 자루비노의 첫 운항을 마치고 속초항으로 돌아온 ‘퀸칭다오호’가 출항 허가를 받지 못해 발이 묶이고 말았다. 운항 선사인 동북아훼리가 정기 외항해상운송사업면허를 받지 못한 채 1회용 임시운항 허가를 받아 취항하면서 국토해양부로부터 추가 재출항 허가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이후에는 대체 선박 확보 문제로 난항을 겪었다.
속초시는 동해안 최북단 무역항인 속초항을 활성화하기 위해 2006년 속초항물류사업소를 신설하고 각종 시책을 추진했지만, 끝내 헛수고가 된 셈이다. 전문가들은 “물동량 확보 등 면밀한 대책 없이 성급하게 배를 띄우다 보니 이런 결과가 빚어졌다.”고 입을 모았다.
속초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2011-05-1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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