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행정연구원 세미나서 제기
정부에서 최근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규제개혁과 관련해 ‘규제일몰제’가 극단적이고 강력한 개혁 방안으로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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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행정연구원이 주관한 ‘박근혜 정부의 규제개혁 추진방향’이란 주제의 학술세미나가 24일 오후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
박 위원은 “현재 규제일몰제 운용 실태를 살펴보면 단지 ‘일몰제=유효기간의 설정’으로 인식해 일몰제를 적용한 규제가 효과성이나 효율성의 검증 없이 형식적으로 연장되는 사례가 빈번했다”며 “따라서 일몰제를 적용했음에도 구체적인 성과가 별로 없는 실정이며, 일몰제가 단순히 선전 효과만 노린 일회성 정책으로 전락할 우려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규제일몰제는 자동 효력상실형과 재검토형으로 나눌 수 있는데, 자동 효력상실형은 강력한 규제개혁 수단이긴 하나 미국을 제외하면 활용 사례가 거의 없다. 규제일몰제를 적용할 때는 유효기간 설정도 중요하다. 자동 효력상실형과 재검토형 규제일몰제 모두 기본적으로 심도 있는 사후 평가를 받는 것을 원칙으로 하므로, 평가를 위한 충분한 기간이 부여돼야 일몰제의 정책적 효용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규제 기간을 3년 정도로 설정하는 것은 사후 평가를 위한 충분한 정보의 양을 쌓기에는 부족한 기간이라고 박 위원은 설명했다.
규제일몰제에서의 유효기간 설정은 행정기관이나 의회에 과중한 부담을 주지 않고, 절차비용이 많이 소요되지 않도록 적절하게 이뤄줘야 한다. 박 위원은 “원래 규제는 빨라야 시행 후 5년이 지난 이후에 비로소 심사가 이뤄져야 하며, 어떤 규제이든 적어도 10년마다 심사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 원칙”이라고 제시했다.
박 위원은 “규제일몰제가 효과를 거두려면 재검토의 과정과 결과에 대해 입법 과정에 참가한 모든 기관과 일반인뿐 아니라 연구자와 언론의 접근이 가능해야 한다”며 “범정부 차원에서 규제일몰제의 시행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포털사이트를 구축하여 각 부처의 일몰제 시행 및 운용과 관련한 자료를 집대성해 규제입법을 위한 지식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2014-03-25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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