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pet) 산업’의 규모가 날로 커지고, 애견유치원에 애견상조까지 사람의 일생을 그대로 쫓아가고 있다. 반려견 여행, 수제간식, 보험 등 어떻게 보면 사람을 대상으로 한 산업보다 번창 속도가 빠르다. ‘부익부 빈익빈’ 현상도 뒤따른다. 펫 산업 관련자들에 따르면 반려견을 보면 주인들의 수준을 한눈에 알 수 있다고 한다. 깨끗하고 화려한 옷을 입은 개와 그렇지 못한 개의 차이를 주인의 수준으로 재단하는 것이다.
반려견 세상이 풍요로워지면서 “사람답게 살아야지”에서 이젠 “개답게 살아야지”라는 말이 유행할 태세다. 옛 어른들이라면 상상도 못했을 반전(?)에도 불구하고 반려동물은 아직 사랑과 학대의 길목에 서 있다. 아낌없는 사랑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학대나 유기도 심심찮은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반려동물에 대한 비뚤어진 시각을 가진 사람은 키울 자격이 없다는 당위를 넘어서, 동물에 대한 사회적 보호장치도 마련되어야 한다고 본다. 외국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동물 학대를 신고해도 사실상 처벌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반려동물 애호 인구가 1000만명이 넘은 상황에서 부끄러운 현실 아닌가.
김희영 명예기자(인천시 행정6급) rlagmldud@korea.kr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