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1m·마스크 착용 권장하지만
의무사항 아니고 거리두기 어려워
해수욕 개장과 함께 확진자 폭증
상인들 영업제한·조기폐장 우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폭증하는 가운데 피서객이 몰려드는 해수욕장이 확산세의 주범이 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9일 강원 강릉 경포해변 개장과 함께 중앙광장에서 열린 ‘제2회 강릉 비치비어 페스티벌’에 피서객들이 몰린 모습. 강릉 연합뉴스 |
지난해와 달리 백사장 내 마스크 착용 의무는 사라졌다. 하지만 정부와 해수욕장 관할 지자체는 공중화장실, 탈의장 등 다중이용시설의 경우 실내 마스크 착용을 권장하고 있다. 해수욕장은 스포츠 경기장과 유사하게 거리두기가 어려운 환경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물놀이 도중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화장실을 가거나 근처 편의점 등을 이용하는 피서객에게 별다른 제지는 없었다. 서울에서 친구들과 함께 피서를 온 이모(28)씨는 “무더운 날씨인 데다 야외에 있는데 마스크를 꼭 써야 하냐”고 되물었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폭증하는 가운데 피서객이 몰려드는 해수욕장이 확산세의 주범이 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17일 피서객들이 부산 광안리해수욕장에 몰려 있는 모습. 부산 정철욱 기자 |
해수욕장 개장과 함께 확진자 수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부산지역 신규 확진자는 해수욕장 개장일이었던 지난 1일 586명에서 19일 0시 기준 4884명으로 급증했다. 강원 확진자 수는 같은 기간 236명에서 2006명, 제주는 167명에서 1214명으로 폭증했다.
해수욕장 주변 상인들은 불안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이대로 계속되면 영업시간 제한, 해수욕장 조기 폐장 같은 조처가 취해질 수 있어서다. 장영국 해운대 구남로 상인회장은 “해수욕장 상인에게는 8월 매출이 가장 중요한데, 올해도 지난해처럼 8월에 조기 폐장하면 회복 불가능한 타격을 입게 된다. 지난해처럼 해변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해서 최악의 상황이 오는 것만은 막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는 해수욕장 방역 수칙 강화에 미온적이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방역 수칙 강화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방역 대책에 변화가 생기면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관할 자치단체가 마스크 착용 의무화 행정명령을 내릴 수 있지만 먼저 나서기는 어렵다. 정부 지침에 따라 전국 공통으로 시행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부산 정철욱 기자
원주 김정호 기자
2022-07-21 10면